[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FA 박찬호(33)가 '대박'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샌디에이고 지역언론이 보도했다. 무려 10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받을 수 있다면서 박찬호가 이번 겨울 'FA 시장 돈잔치'의 수혜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뉘앙스로 언급했다. 샌디에이고 지역지인 은 3일(한국시간) 박찬호와 라이언 클레스코, 데이빗 웰스 등이 전날 구단으로부터 연봉제의를 받은 사실을 전하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박찬호와 웰스가 연봉조정제의를 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구단은 알아야 한다'면서 '(시장에서) 박찬호는 1000만 달러를 얻을 수 있다. 웰스도 5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봉조정 제의로 샌디에이고는 박찬호와 웰스에 대한 미련을 보였다. 그러나 FA로 풀린 소속팀 선수들에 대한 연봉제의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가까운 형식적인 제의라는 점,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이 소속팀의 연봉제의를 대부분 거절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다. 지난 2001년 겨울 박찬호가 첫 FA로 풀렸을 때에도 원 소속팀 LA 다저스는 박찬호가 이적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형식적인 연봉조정을 제의한 바 있다. 물론 박찬호는 이를 거부하고 텍사스와 5년 6500만 달러의 거액에 계약해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시장에 커다란 화제가 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이 '1000만 달러'를 언급한 점이다. 연평균 1300만 달러의 기존 계약이 끝난 박찬호는 이번 FA 시장에선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수준의 조건이면 만족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계약기간 중 몸값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계약에 주력하고 다음 계약 때 명예를 회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시장 상황이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당장 이번 오프시즌에 또 거액의 돈다발을 끌어안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여러사례를 봐도 박찬호가 만만치 않은 거액을 손에 쥘 것이란 전망에는 힘이 실린다. 올 시즌 5승6패 9세이브 방어율 4.53에 그친 불펜요원 데니스 바예스(볼티모어와 3년 1900만 달러), 타율 2할5푼5리 4홈런 30타점에 불과한 내야수 크레익 카운셀(밀워키와 2년 600만 달러) 등에 이어 박찬호와 직접 비교가 가능한 애덤 이튼의 경우를 봐도 그가 1000만 달러를 다시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은 전혀 허무맹랑해 보이지 않는다. 이튼은 빅리그에서 한 번도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하지도 탈삼진 160개를 넘어서지도, 200이닝 투구를 기록한 적도 없는 데다 올 시즌 텍사스서 부상으로 고작 13경기에 등판, 방어율 7승4패 5.1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이런 그에게 선뜻 3년 2450만 달러의 선물을 안기며 커다란 씀씀이를 과시했다. 29세로 박찬호보다 4살 어리다는 점을 제외하곤 나을 게 없는 이튼이지만 연평균 80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을 수중에 뒨 것이다. 시장이 이렇게 돌아가는 데 박찬호가 이튼보다 못미치는 금액을 받으리라는 법도 없다. 유능한 에이전트라면 이튼의 사례를 물고 늘어지며 '그 이상'의 금액을 원하는 건 상식이다.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이런 종류의 협상에 1인자다. 박찬호의 진로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본인의 희망대로 샌디에이고 잔류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굳이 파드리스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졌다.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구단을 골라서 가면 된다. 칼자루를 박찬호측이 쥐고 원하는 조건과 도시를 추려내면서 계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찬호에게 이번 겨울은 기대 이상으로 따뜻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