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의 잇딴 참패에 미국 LA 교민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3월 이곳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두 눈으로 확인한 교민들은 한국이 한 수 아래로만 여겼던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자 "진짜 한국 대표팀이 맞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WBC 당시 에인절스타디움을 찾아 한국을 열렬히 응원했다는 박정찬(39.회사원) 씨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한국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하는 문자중계를 끝까지 지켜봤는데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 씨는 "선수들이 너무 성의없이 하는 것 아니냐. 대만에 진 것도 실망스러운데 아마추어팀인 일본에게 마저 망신당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성은규(26) 씨는 "아시안게임은 솔직히 이곳과는 큰 관련이 없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한국팀이 2연패를 했다는 소식은 들었다"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지난 WBC에서의 성과는 그저 운이 좋아서 거둔 것이라는 얘기 밖에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직장인 박혜연(29) 씨는 "경기 내용을 전해들으니 실망감이 더욱 크다. 질 때 지더라도 '매운 맛'은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모습조차 없었다고 하더라"면서 혀를 찼다. 개인 사업을 하는 최흥규(35) 씨는 "개인적으로 야구팬으로 자부하는 데 어떻게 된 결과인지 모르겠다. WBC 때도 느꼈지만 한국 야구는 투수들 수준이 높은 반면 타자들 기량이 떨어지는 것 같다. 도대체 타자들 수준이 오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한일전은 WBC 당시와 달리 길거리 응원 등 WBC와 월드컵 축구 때 볼 수 있었던 장관은 벌어지지 않았다. 특히 한국이 일본에게 패한 다음날은 미국 현지가 토요일이어서 거리는 대체로 한산했다. 하지만 갤러리아 등 LA 시내 대형 쇼핑몰을 찾은 교민들은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 결과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교민들 중 일부는 "그다지 비중 있는 대회가 아니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상당수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없으니 한국야구의 '본바탕'이 드러난 게 아니냐"면서 선수 선발에서의 편협성을 꼬집기도 했다. 지난 3월 WBC에서 LA 에인절스 구장을 찾아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한 교민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