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김인식호'와 '김재박호'의 근본적인 차이
OSEN 기자
발행 2006.12.03 09: 54

'김응룡-김인식 드림팀'과 '김재박 드림팀'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국 야구대표팀의 '도하의 참사'를 보면서 국민들은 참담한 마음을 금하지 못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는 어김없이 좋은 성적을 거둔 드림팀이 한 수 아래였던 대만에게 당하더니 일본의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10점이나 내주고 패배했다. 국민들은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일구고 최고의 감독으로 대접받는 김재박 감독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서 착잡했을 것이다. 특히 김재박 감독의 잇따른 좌절과 함께 상대적으로 두 감독의 존재감이 빛나고 있다. 드림팀을 이끌고 국민에게 환희와 희망을 안겨주었던 김응룡 삼성 사장과 김인식 한화 감독이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국내 선수로 구성된 드림팀을 이끌었던 김응룡 당시 해태 감독은 예선리그 초반 부진했지만 일본을 예선리그와 4강전에서 잇따라 격파하고 동메달을 따냈다. 미국도 이기고 결승전에 오를 수도 있었지만 심판들의 애매한 판정 탓에 분루를 삼켰다. 이어 드림팀 지휘봉을 넘겨받은 김인식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대만을 연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올해 3월 WBC 대회에서는 해외파 국내파가 총망라된 초호화 멤버를 앞세워 대만 일본 미국을 차례로 꺾고 당당히 4강에 올랐다. 한일은행 선후배였던 김응룡 사장과 김인식 감독은 드림팀이 가져야 할 5가지 구성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이를 차례로 따져보면 ▲지휘자의 최우선 덕목인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선수들도 이승엽 김동주 이종범 박찬호(WBC) 등 최강의 멤버들로 구성됐다.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영광으로 여겼다 ▲드림팀 멤버로 뽑힌 선수들은 투지로 똘똘 뭉쳐 죽을 힘을 다했다. ▲코칭스태프의 면면도 막강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현역 감독들이 코치를 맡아 좋은 성적을 낳도록 보좌했다. ▲KBO와 대한야구협회의 외곽 지원도 완벽했다. 그렇다면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팀에 빠진 것은 무엇일까. 사실 5가지 구성 요소를 모두 구비했다고 해도 금메달을 따낸다는 보장이 없는 게 요즘 국제대회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번 김재박호는 5가지 요소가 거의 빠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잇따라 침몰한 김재박호의 불행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