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사마' 배용준과 '뵨사마' 이병헌 및 나머지 한류 4대천왕의 두 멤버인 장동건, 원빈 등의 장외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한류엑스포 in ASIA’. 지난달 29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장장 4개월의 일정에 돌입했다. 한류 4대천왕 가운데 배용준만이 이번 행사를 빛내고 있다. 왜? ㈜한류엑스포 조직위원회(위원장 한제관)가 밝힌 참석 연예인은 배용준을 비롯, 이동건 송승헌 김승우 안재욱 김희선 장나라 동방신기 보아 강타 슈퍼주니어 신화 세븐 등 모두 14개 팀. 쟁쟁한 이름의 스타들도 많지만 일본 시장에서 배용준과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이병헌, 장동건, 원빈 등 나머지 3대천왕은 불참을 통보했다. 수술로 조기 전역한 원빈을 제외한 나머지 두명이 한류를 일으키자는 이번 행사에 불참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배용준의 들러리는 싫다는 게 그 속내다. 배용준 위주로 행사를 기획하다보니 스타들의 홍보 부스 크기부터가 다른 배우들을 압도했다. 엑스포측이 일찍부터 이병헌 등에게도 여러 차례 행사 참석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배용준과 이영애가 홍보 대사를 맡고 있는 한류엑스포는 사실상 배용준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개막식 행사부터가 배용준의, 배용준에 의한, 배용준을 위한 자리였다. 그를 보려고 멀리 일본에서 현해탄을 건너온 팬들이 3500여명. 일본 팬들에 대한 배려로 행사 주최측은 배용준에게 30분의 긴 출연 시간을 할애했다. 무대 등장 부터가 남달랐다. 마술사에 의해 무대로 깜짝 이동하는 쇼방식을 택해 관객들을 감탄케 했다. 축하 노래를 부른 가수와 다른 참석자들의 공연 시간은 길어도 10분을 넘지 못했다. 또 제주도는 배용준의 차기 기대작 '태왕사신기'의 촬영지로 서귀포시 등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측은 100일의 엑스포 기간 동안 국외 관광객 5만여 명, 국내 관광객 10만여 명 등 총 15만 명의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배용준을 앞세워 그의 일본 팬들을 관광객으로 끌어들이고, 장래에는 '태왕사신기' 촬영세트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복안까지 세웠다. 그렇다보니 모든 행사가 배용준 중심으로 꾸며지게 됐고, 다른 한류 스타들의 반발을 부른 것이다. ‘뵨사마’ 이병헌은 수애와의 신작 멜로 '그 해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본에서 한류 열기가 급속히 식어가는 가운데 올해 한국영화의 일본 시장 판매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지만 이병헌의 '그 해 여름'은 입도선매로 비싼 가격에 팔려나갔다. '뵨사마'의 일본 내 인기만큼은 여전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올 초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4만2000명 팬 미팅을 개최해 주목을 받았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 현장도 아니고, 외국 영화배우의 팬 미팅에 이 정도 관중이 몰렸다니 한 일 양국에서 큰 화제거리였다. 이는 '욘사마'의 독무대에 굳이 '뵨사마'가 들러리로 나설 이유가 없다는 자신감의 배경이다. 장동건과 원빈 역시 '욘사마'가 한류 원조일지는 몰라도 지금의 인기 기상도로는 절대 그에게 뒤지지않는다는 속내들을 품고 있다. 한류 4대천왕이 한 무대에 서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이들의 힘 겨루기는 각자의 차기작이 일본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하느냐로 갈릴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