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이닝이 목표".
지난달 국내에 비밀리에 입국해 잠행을 해 온 메이저리거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이 처음으로 공개적인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병현은 3일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열린 절친한 선배 KIA 투수 이대진(32)의 결혼식에 나타났다. 김병현은 "현재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훈련하고 있고 목표는 밸런스와 체력을 키우는 것이다"며 "내년 시즌에는 승리보다는 200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현은 고교선배 이종범, 영화감독 정두홍, 얼마 전 현역선수로 복귀한 손혁 등과 함께 식장에서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김병현은 이날 결혼식의 사회를 맡은 탤런트 이훈, 개그맨 이휘재 등과도 안면이 있는 듯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켰다.
-또다시 몰래 입국했는데 근황은 어떠한가.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훈련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 없다.
-최근 250만 달러에 콜로라도와 재계약했는데.
▲계약은 만족한다. 1년짜리이기 때문에 내년에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내년 성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다.
-올해 한 시즌을 평가한다면.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운이 좀 없었다. 시즌 초반 부상이 있었지만 선발투수로 한 시즌을 보냈다.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것에 만족한다. 다만 몇 차례 잘 던지고도 운이 없어 승리를 따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역시 승리는 운이 많이 있어야 된다.
-올해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들자면.
▲대략 3가지 정도다. 우선 스피드가 예년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김병현은 전성기의 스피드는 아니었지만 140km대 후반의 스피드를 기록하면서 구위 회복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또 하나는 안 지치고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스태미너가 있어야 되는데 그 부분이 좀 부족했다. 마지막으로는 (앞선 두 가지 좋아진 점 때문에)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내년 시즌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것 같은데.
▲솔직히 야구는 장담못한다. 내가 목표를 가졌다고 해서 그게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어제 일본한테 한국대표팀이 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모두 대한민국이 이길 줄 알았다. 나도 잘 던지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기자가 구체적인 수치를 요구하자) 승수보다는 이닝이다. 올해 최다이닝(155이닝)을 던졌는데 200이닝까지 던지면 좋을 것이다. 아무튼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잘할 것이다.
-내년에 성적이 좋으면 다시 한 번 연봉 상승이 예상된다.
▲돈을 쫓는 것이 아닌 듯 싶다. 그저 열심히 하다보면 돈이 따라올 것이다.
-재계약했지만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는데.
▲일단 선발투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언제 트레이드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트레이드는 되든 안되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
-마무리는 이제 접은 것인가.
▲선발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마무리도 이젠 충분히 가능하다. 나이 먹을 때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있고 이루고 싶은 것도 다 이루고 싶다.
-현재 운동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밸런스와 스태미너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직까지 투구밸런스를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수 년째 밸런스 강화 운동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좋아질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첫 풀타임 선발을 하다보니 체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을 키우는 게 또 하나의 목표이다
-겨울훈련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난해도 도움을 주신 어은실 박사가 계속 도와주고 계신다. 그리고 대표팀 시절 만난 김용일 코치님(현대 트레이닝 코치)으로부터 가끔 도움을 받는다
-선배 이대진의 결혼식에 왔는데 이제 슬슬 결혼을 생각할 나이 아닌가.
▲(웃음) 글쎄. 하긴 해야 되는데.
-선배 이대진에게 축하 한마디를 한다면.
▲그동안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착한 형수 만나서 잘 되실 것이다. 형수의 기운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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