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상' 김재박, LG서 재기할까?
OSEN 기자
발행 2006.12.04 09: 13

김재박 감독에게 있어 아시안게임 감독 자리는 '꽃놀이패'로 보여졌다. 대만을 이겨 금메달을 따면 삿포로의 한(恨)을 풀고 감독 이력에 빛나는 훈장을 추가할 수 있었다. 반대로 패하면 불명예야 남겠지만 '골치 아픈' 대표팀 감독에서 영원히 해방(?)된다. 선동렬 삼성 감독의 코나미컵 패배에서 이미 목도했듯 드림팀 대만에는 '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상 시나리오는 지난 2일 일본전 패배라는 계산에 넣지 않은 '반전' 탓에 복구 불능 상태로 치달아 버렸다. 결과가 나쁘면 LG 감독직에 전념해 만회하면 되겠지만(또 그럴 수 밖에 없지만), 사회인-대학 연합팀 일본에조차 끝내기 패배, 한국야구판 전체가 사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카타르 도하에서 '만신창이'가 되면서, 애꿎게도 LG의 부담만 보통이 아니게 됐다. LG는 10월 20일 계약금 5억 원, 연봉 3억 5000만 원 등 3년 총액 15억 5000만 원의 사상 최고 대우로 김 감독을 현대에서 데려왔다. 2006시즌 창단 이래 첫 최하위를 기록한 LG는 투타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LG의 사정이 열악하기에 최고 대우로 감독이 될 수 있었다. 아시안게임 '참사'로 현대 사령탑 시절 이뤄놓은 업적(한국시리즈 우승 4회)마저 흔들리는 김 감독의 선택은 이제 LG 감독으로서 명예 회복뿐이다. '최대 시장 서울이 살아야 한국 프로야구가 산다'는 확실한 명분도 있다. 그러나 LG에는 김 감독이 좋아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거의 전무하다. 대표팀과 달리 거기에 책임을 돌리기도 힘들다. 전임 감독들과 똑같은 레퍼토리를 들으려고 LG가 김 감독에게 15억 5000만 원을 쏟아붓진 않았을 터이기 때문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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