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배번 7번의 한(恨)을 풀어라'
OSEN 기자
발행 2006.12.04 09: 50

'7번의 한(恨)을 풀어라'. 국내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배번 7번을 달고 있는 선수를 꼽으라면 KIA의 이종범(36)의 얼굴이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종범에게 배번 7번은 희망과 좌절의 숫자다. '야구천재'라는 칭호를 얻은 숫자이기도 했지만 '원형탈모'의 스트레스를 안겨주기도 했다. 후자는 이종범의 주니치 시절(1998~2001년) 일이다. 이종범은 2000 시즌부터 2001년 6월까지 7번의 배번을 달고 뛰었다. 입단 당시 8번이었지만 2000년부터 자신의 배번인 7번을 달았다. 그러나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결국 2001년 호시노 센이치 감독과 불화 끝에 한국으로 복귀했다. 이종범은 부진한 성적과 외국생활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현지 중계방송을 통해 원형탈모 증세가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마음 고생 끝에 배번 7번이 달려있는 유니폼을 반납하고 쓸쓸하게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이종범 이후 2001년부터 배번 7번은 FA 포수 다니시게 모토노부가 달았고 2004년부터 '번트의 대가'로 불리우는 가와이 마사히로(42)가 주인이 됐다. 가와이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면서 배번 7번이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그 배번을 주니치행이 유력한 이병규가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주니치는 얼마 전 언론을 통해 이병규에게 배번 7번을 달아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병규의 LG 배번 9번은 고참 외야수인 이노우에 가즈키(35)가 달고 있어 양보를 받지 않는 한 어려울 전망. 만일 이병규가 7번을 달게 되면 선배 이종범의 후예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단순한 7번은 아니다. 선배 이종범의 한과 아쉬움이 서린 배번이다. 과연 나고야돔 외야에서 이종범 대신 배번 7번을 달고 누비는 이병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될까. 그렇게 된다면 왠지 이병규의 등이 묵직해질 것만 같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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