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과 독점 교섭), 이가와 게이(양키스와 독점 교섭)에 가려 있지만 이와무라 아키노리(27)의 빅리그행은 동양 야구에 있어 적지 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탬파베이가 450만 달러에 야쿠르트 간판타자 출신 이와무라의 독점 교섭권을 획득, 순조롭게 계약까지 타결되면 마지막 '미정복지'였던 3루에도 동양인 빅리거가 출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나카무라 노리히로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3루수로 입단하긴 했으나 별로 출전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의 대부분을 보낸 뒤 일본에 돌아간 바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탬파베이는 이와무라에 대해 '이구치(시카고 화이트삭스) 이상으로 대우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나카무라처럼 주전이 되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구치는 3년 총액 795만 달러(옵션 포함)에 화이트삭스와 3년 계약, 빅리그로 진출했다. 천부적 체력 열세 등의 이유로 '동양인은 메이저리그에서 안된다'던 통념은 노모 히데오, 박찬호가 빅리그 10승대 선발 투수로 자리잡으며 편견으로 확인되기 시작했다. 이어 김병현, 사사키 가즈히로, 하세가와 시게토시는 마무리와 불펜 투수로도 성공기를 써내려갔다. 이어 2001년에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타자 만큼은 안 통한다'는 고정 관념의 벽을 넘었다. 마쓰히 히데키와 최희섭 등 중장거리 타자의 등장은 힘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방증이었다. 이어 이구치, 마쓰이 가즈오(현 콜로라도)의 등장으로 2루와 유격수 수비 능력에서도 동양 야구는 빅리그에 침투해 들어갔다. 의사 소통 등의 제약으로 절대 안 된다던 포수 부문마저 조지마 겐지(시애틀)가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 보란듯이 해냈다. 파워 히터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1루와 3루 포지션도 최희섭에 이어 이와무라의 진출로 이제 '빅리그 일부 포지션은 동양인 선수가 맡을 수 없다'는 말은 사어(死語)가 됐다. 아울러 동양인 빅리거만으로, 그것도 꽤 괜찮은 전력의 한 팀을 짤 수 있는 상상조차 이제는 현실적으로 가능해졌다. 동양 출신 빅리거로 가상의 팀을 구성한다면 이렇게 짜여질 수 있다. ▲ 선발=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백차승(이상 한국) 마쓰자카 다이스케, 이가와 게이, 오카 도모카즈(이상 일본), 왕젠밍 궈훙즈(이상 대만) ▲불펜=오쓰카 아키노리, 모리 신지, 오카지마 히데키, 사이토 다카시(이상 일본), 차오진후이(대만) ▲포수=조지마 겐지(일본) ▲1루수=최희섭(한국) ▲2루수=이구치 다다히토(일본) ▲3루수=이와무라 아키노리(일본) ▲유격수=마쓰이 가즈오(일본) ▲외야수=추신수(한국) 마쓰이 히데키, 스즈키 이치로, 다구치 소(일본) sgoi@osen.co.kr 지난 3월 WBC서 박찬호와 이치로가 맞대결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