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있는 연예인들에게는 안티팬이 그림자처럼 따라올 수밖에 없다.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통해 만인의 여인으로 떠오른 배우 한예슬도 처음부터 이 같은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한예슬은 김희선을 닮은 빼어난 얼굴과 슈퍼모델 출신다운 날씬한 몸매, 통통 튀는 캐릭터로 데뷔 초기 때부터 대중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연기를 할 때는 그것이 오히려 독이 돼 때로는 얄미운 이미지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안티팬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드라마 '환상의 커플’이 그녀의 이미지를 바꿔놓았다. 한예슬의 연기력에 딴지를 걸었던 사람들도 이제는 드라마 속 안나 조, 나상실에게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도도하고 차가워 보이지만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가슴 아파하기도 하고 자장면과 막걸리라면 사족을 못 쓰는 소박하고 엉뚱한 모습에 비호감이 호감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이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환상의 커플’ 때문에 한예슬 안티에서 완소예슬(완전 소중한 예슬)로!”,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는 한예슬 팬이 됐다”는 등의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만약 예슬 씨가 이 드라마의 주연을 맡지 않았으면 사람들이 이 정도로 열광했을까 싶다. 안나 조, 나상실의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린다”며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한예슬의 극중 캐릭터에 한없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이쯤 되면 작품 속 캐릭터가 주는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공감할 수 있을 터. 한예슬 뿐만 아니라 상대역 오지호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생긴 얼굴이 자칫 느끼함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환상의 커플’에서 맡은 소박하고 털털하며 남자다운 캐릭터가 그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또한 배우 김성민 역시 완벽해보이지만 마음이 여리고 때로는 소심하기까지 한 빌리박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었다. ‘환상의 커플’ 속 캐릭터가 배우들의 안티를 팬으로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물론 아무리 역할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환상의 커플'에 출연한 주인공들은 자신의 본래 캐릭터와 조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 "시즌 2를 만들어 달라"는 시청자들의 협박 아닌 협박을 받으며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인기배우로 떠오르게 됐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