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FA컵 우승 비결은 '선수의 재발견'
OSEN 기자
발행 2006.12.04 16: 39

'역시 우승한 사령탑에게는 뭔가가 있었다'. 올 시즌 K리그와 FA컵을 평정한 김학범(46) 성남 감독과 허정무(51) 전남 감독은 다른 팀에서 부진하던 선수들을 탈바꿈시켜 우승을 일구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무한한 가능성은 있지만 기존 팀과 맞지 않는 선수들을 데리고 온 후 자신의 전술에 적절히 조합한 것이다. 물론 그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전술을 재조정하는 유연함도 보여주었다. 꾸준히 선수 발굴을 게을리 하지 않고 선수의 장점과 자신이 구상한 전술을 잘 조화시킨 이 두 감독의 모습은 K리그에 좋은 교훈이 아닐 수 없다. ▲ 김학범, 수원의 애물단지를 최고의 미드필더로 올 시즌 성남 우승의 원동력은 김두현(24)이다. 그는 성남 공격의 핵으로 볼배급과 중거리슛 그리고 공간 활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김두현이 성남으로 오게 된 것은 지난해 6월. 당시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김두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했지만 김남일의 영입으로 인해 중용하지 않았다. 김두현 역시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와 포지션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상태였다. 김학범 감독은 이런 김두현을 주목해 영입 협상을 펼쳤고 결국 김두현은 수원과 재계약하지 않고 성남을 선택했다. 수원 역시 적절한 이적료를 받는 차원에서 그를 보내주었다. 성남으로 온 김두현은 날개를 단 천마와 같았다. 그는 성남 이적 후 2년간 54경기에서 10골 7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수원에서 5시즌동안 기록했던 8골 9도움에 필적하는 것이다. 김학범 감독은 김두현 외에도 박진섭(29) 손대호(25) 조병국(25) 등을 데리고와 팀의 주전급으로 성장시킴으로 K리그 우승을 일구어냈다. ▲ 허정무, 현실적 어려움을 기회로 삼다 "선수들이 같은 조건이라면 수도권에 있는 팀으로 가기를 원합니다". 허정무 감독이 지난 3일 FA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이다. 즉 많은 선수들이 전라도 광양이라는 소도시보다는 모든 것이 잘 갖추어져있는 수도권 소재 팀에서 뛰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허 감독은 이러한 현실에서 틈새를 노렸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찰보다는 구단이나 동료들의 허명을 좇는 선수들을 배제하고 내실있는 중고참급 선수들을 영입했다. 또한 팀에서 지위가 흔들리는 선수를 영입해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허 감독이 이같은 의도로 올 시즌 영입한 선수가 바로 송정현(30)과 산드로C(26)다. 송정현은 99년 전남에 입단 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대구에서 선수 생활의 꽃을 피웠다. 지난 시즌 대구에서 3골 6도움을 기록한 것. 허정무 감독은 이런 그를 주목했고 올 시즌 전 다시 불렀다. 송정현 역시 허 감독의 부름에 부응하며 이번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6골 5도움이라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산드로C 역시 변화가 필요했다. 2001년 수원에서 득점왕을 차지했고 일본에 특급대우로 진출했지만 적응에 실패했다. 그는 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해 다시 수원으로 돌아왔지만 차범근 축구에 적응하지 못했고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올 여름 전남으로 이적한 산드로는 13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전남에 큰 힘이 되었다. bbadagun@osen.co.kr 김학범-허정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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