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여자 스포츠가 종교적인 문제 때문에 낙후한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임을 또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일이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농구에서 일어났다. 레바논 여자농구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스포츠센터 내 바스켓볼 인도어 홀에서 가진 X조 예선에서 중국을 맞아 2쿼터에 5점을 뽑아내는 등 현격한 수준 차이를 드러내 30-106, 무려 76점차의 대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엠마 에스키드지안이 10득점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을 뿐 베스트 5 가운데 2명의 선수가 20분 이상을 뛰고도 무득점에 머물렀고 3점슛은 7개를 던져 단 1개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자유투는 겨우 6개를 얻어 4개만을 성공시켰다. 보통 한 나라의 스포츠 전력을 보면 남자가 강하면 여자도 함께 강한 경우가 많다. 축구만 봐도 브라질의 남녀 대표팀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고 우리나라도 핸드볼과 하키도 남녀 모두 세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중동 지역만은 아직도 예외다. 여자가 스포츠에 참여하는 기회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단 1명의 여자가 출전해도 '여성 인권'의 선구자로 불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그 편차가 심하다. 이날 농구만 봐도 한국의 실력을 넘어서고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함은 물론 세계 무대까지 넘보는 레바논의 남자 대표팀 실력에 비해 여자는 우리나라의 중학교 수준도 채 안된다는 것이 그대로 입증됐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