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게임 망친 죄로'...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한국 프로야구는 다사다난했던 2006년을 접는다.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의 댓가를 평가받는 시상식이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열린다.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시작으로 각 스포츠전문지들의 행사가 이어진다. 물론 행사 일정은 6일 전 일정을 마치고 8일 귀국 예정인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스케줄을 배려해서였다. 대표팀에는 투수 3관왕 류현진, 타자 4관왕 이대호, 세이브왕 오승환 등 쟁쟁한 별들이 포함되어 있다. 내심 이들이 금메달을 따내 아시안게임 3연속 우승을 이뤄내 3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강 위업과 어우러져 2006시즌의 축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기를 야구 관계자들은 기대했다. 그러나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대만과 일본에 연달아 패배, 동메달이나 따낼 참담한 처지로 몰락하자 축제의 김도 확 빠지게 생겼다. 각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글러브만 해도 류현진, 이대호, 박진만, 이용규 등, 수상이 유력한 선수들이 대거 '치욕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멤버였다. 그렇다고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이 대표 멤버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여느 해와 달리 올 해 시상식은 차분하고 자숙하는 분위기 속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선수들의 수상 소감도 '분위기 파악'하는 선에서, 기쁨을 절제해야 할 상황이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