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걱정에 잠이 안온다". ‘허슬 플레이’를 앞세워 내년 시즌 돌풍을 일으킬 태세였던 김시진(48) 현대 신임 감독이 고민의 밤을 보내고 있다. 현재 태국 방콕에서 팀 내 기대주들과 마무리 훈련 중인 김 감독은 전화 통화에서 잇달은 우울한 소식에 한숨만 쉬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김 감독을 고민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은 한국야구의 아시안게임 참패와 용병 캘러웨이의 일본행 가능성 대두 때문이다.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참패의 후폭풍을 가장 세게 맞은 팀이 현대다. 현대는 이번 대표팀에 우완 투수 신철인을 비롯해 외야수 이택근, 좌완 투수 장원삼 등 3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모두 군미필자로 이번 아시안게임서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기를 고대했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입대 영장을 받아 놓고 출국했던 신철인은 귀국하면 입대할 처지고 이택근은 내년 시즌까지는 입대 연기가 가능하지만 올해 군팀 입단을 고려하고 있다. 신철인의 공백은 제대병인 좌완 투수 이상렬과 마일영 등으로 메울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 현대 돌풍의 주역이었던 타자 이택근이 군입대를 하게 되면 공격력에 타격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감독의 고민이 큰데 엉뚱한 곳에서 걱정거리가 하나 더 날아왔다. 지난 2년간 선발진의 주축으로 활약이 컸던 우완 선발 캘러웨이(31)의 일본행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지난 5일 일본의 한 스포츠 신문에서 야쿠르트 스월로스가 캘러웨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행히 현대 구단이 일본의 지인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 끝에 아직 구체적으로 캘러웨이 측과 접촉한 것은 없다는 얘기를 듣고 한숨을 돌렸지만 그래도 찜찜하다. 정말로 일본팀이 캘러웨이를 잡으려고 하면 일본팀과 몸값 경쟁을 벌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는 2005년 홈런왕인 좌타 강타자 서튼을 내보내고 KIA로 떠나보낸 뒤다. 2004년 타격왕 출신으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뛰고 있던 브룸바를 재영입하기 위해 협상 중이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캘러웨이마저 일본으로 날아가면 현대로서는 원점에서 새로운 용병을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자칫하면 작년부터 올해까지 뛰었던 특급 용병 2명을 모두 놓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래저래 고민만 쌓이는 김시진 감독이다. 아시안게임과 용병으로 훈련지에서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는 김 감독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어쩌겠는가. 젊은 선수들을 더욱 채찍질해서 키우는 수 밖에 없다”며 훈련장으로 나섰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