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극장가에서 가장 불우(不遇)했던 명작은 어느 영화일까? 한 포털사이트가 지난달 말부터 진행중인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객들에게 외면당한 한국영화 가운데 당신의 추천작은?' 설문에서 '가족의 탄생'과 '청연'이 접전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6일 오전 10시 현재 모두 3만2884명이 참가한 가운데 '가족의 탄생'은 1만623명(32.3%) 네티즌의 지지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장진영 김주혁 주연의 '청연'이 1만167명(30.92%) 지지로 2위. 선두와 불과 500여명 차에 불과하다. 설문 대상 영화는 모두 6편. 선두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한석규 이문식의 '구타유발자들' 6056명(18.42%), 성지루 명계남의 '손님은 왕이다' 3391명(10.31%),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 1473명(4.48%), 독립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 1174명(3.57%)의 순서다. '가족의 탄생'은 여러 관계로 얽히고 섥힌 소시민들이 2대에 걸쳐 한 가족으로 태어나기 까지의 이야기를 해학적이고 유려한 필치로 그려낸 수작.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엄태웅 고두심 공효진 봉태규 등 출연진의 열연도 단연 돋보였던 작품. 제47회 데살로니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Top Prize)인 골든 알렉산더 상과 각본상으로 2관왕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한국 최초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린 '청연'은 친일 논란에 휘말려 제대로 힘 한번 못써보고 극장 간판을 내린 경우다. 뒤늦게 일제시대 박경원의 친일 여부가 논란이 되면서 흥행에 치명타를 안긴 것.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항공신 등을 촬영한 '청연'은 장진영의 열과 성을 다한 연기까지 더해졌지만 빛을 발하기는 커녕 상처만 남겼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