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감독, 이색 실험 "등번호 다 바꿔!"
OSEN 기자
발행 2006.12.06 10: 25

요미우리 하라(48) 감독이 선수들의 배번 대이동을 단행했다. 일명 '배번 셔플'이라는 희한한 작업이다. 하라 감독은 지난 5일 자선 골프대회에 참석해 "내년 시즌 요미우리는 좋은 선수는 필요없다. 강한 선수가 필요하다"고 선수들의 근성을 주문했다. 이어 하라 감독은 "배번에는 이미지가 있다.예를 들면 왼손 강타자라든지, 좋은 우완 투수, 혹은 효험이 좋은 번호이든지. 아무튼 큰 폭으로 선수들의 배번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요미우리 선수들은 최소 20명에서 최대 30명까지 등번호 대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미 이승엽은 33번에서 25번으로 바꾼 상태. 장젠밍은 97번에서 17번, 다카하시(투수)는 17번에서 21번, 기사누기(투수)는 21번에서 41번, 하야시(투수)는 30번에서 13번, 내야수 고사카는 2번에서 6번으로 바꿨다. 배번을 바꾸는 일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번호를 달고 성적이 좋으면 그 번호를 고수하기 마련이다. 이적해서도 그 번호가 없다면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하라 감독은 완전히 번호를 뒤섞어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의미로 번호 대이동을 감행하기로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를 두고 '배번 셔플'로 칭하고 있다. 셔플은 카드놀이에서 패를 뒤섞어 순서를 새롭게 하는 방법이다. 우리 고스톱에 비유하자면 일본 용어이지만 '기리'라는 작업일 수도 있다. 기리는 셔플과는 다르지만 패의 순서가 달라지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리고 모두 자신들이 이기기 위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패를 뒤섞어 내년 시즌 강한 요미우리 선수를 만들고 싶은 하라 감독의 의욕이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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