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론 우즈(두산->요코하마), 호세 페르난데스(SK->롯데 마린스), 게리 레스(두산->요미우리), 케빈 호지스(삼성->라쿠텐), 클리프 브룸바(현대->오릭스)... 6일 등 일본 스포츠전문지들은 '야쿠르트가 KIA 에이스 세스 그레이싱어 영입을 확정지었다'라고 보도했다. 정황상 용병 선발투수를 필요로 했던 야쿠르트 구단은 비디오를 통해 한국의 특급 용병을 분석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영입 후보로는 그레이싱어 외에 현대 에이스 캘러웨이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일본야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한국의 특급 용병들을 빼갈 수 있다'는 방증에 다름 아니다. 일본야구가 한국에서 성공한 용병들을 선호하는 이유를 유추하기란 어렵지 않다. 실력과 적응력이 검증된 데다 한국 스타 선수들에 비해 금전적으로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야쿠르트가 FA로 일본 진출을 강하게 희망한 박명환을 외면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레이싱어와 캘러웨이는 성적이나 구위 면에서 박명환보다 떨어질 게 없다. 그러면서도 1년 계약이 가능하다. 1년을 써 보고, 만족스러우면 다년 계약을 추진하고, 아니다 싶으면 버리면 그만이다. 아울러 '돈 싸움'에서 일본 구단이 한국에 질 리가 없다는 점도 한 몫 한다. 문자 그대로 '용병'이니만큼 보다 좋은 조건의 팀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요코하마에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뒤 2년간 10억 엔에 주니치와 대박 계약을 터뜨린 우즈 같은 성공 사례도 있지만 한국 용병이 꼭 일본에서 통하란 법은 없다. 레스는 요미우리에서 실패한 뒤 두산으로 복귀했다 라쿠텐으로 또 이적했다. 호지스 역시 야쿠르트에서 센트럴리그 다승왕을 차지한 전력을 앞세워 삼성에 왔다가 라쿠텐으로 옮겼다. 발비노 갈베스(전 삼성)처럼 일본에서 '퇴물' 취급받다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경우도 가끔 있긴 하다. 그러나 일단 미국이나 중남미에서 똑같이 '물건'이라고 느끼는 선수를 발견해도 낚아채는 쪽은 거의 늘 한국이 아니라 자금력이 앞서는 일본 구단이라는 점이다. 어쩌다 한국에 와서 성공해도 용병과 1년 계약만 해 온 한국의 실정상 시즌 후 일본행을 막을 도리가 없다. 이 점에서 한국 스타 선수들이 일본에 진출하는 데 최대 난적은 어쩌면 한국 용병들일지도 모르겠다. sgoi@osen.co.kr 그레이싱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