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경기를 펼쳤지만 그래도 전체 1위로 8강에 올랐다. 지난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을 노리는 핌 베어벡 감독에게 적어도 위안거리는 하나 생겼다.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한 팀 중 골득실에서 가장 앞서는 팀이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조별리그 경기가 끝나 8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한 국가는 우즈베키스탄(A조) 한국(B조) 태국(C조) 이란(D조) 중국(E조) 등 모두 5개팀이고 F조의 북한만 1승 2무로 조 수위에 올랐다. 이 중 이란이 7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고 우즈베키스탄 한국 중국이 6골로 그 뒤를 이었다. 이란의 경우 홍콩 인도 몰디브 등 약팀들과만 대결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7골도 많은 숫자는 아니다. 반면 조 1위 팀 중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은 팀은 한국과 태국이다. 특히 태국은 비록 페널티킥으로 이겼지만 중동의 강호 쿠웨이트를 물리치며 8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골득실서는 한국이 +6으로 가장 높았고 이란이 +5로 그 뒤를 이었다. 우즈베키스탄과 중국, 태국은 각각 +4였다. 한국이 바레인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과 함께 편성됐기 때문에 '6골밖에' 넣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지만 답답한 경기는 다른 조 1위 팀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가 평준화됐다는 이야기도 된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을 목표로 구성된 일본은 시리아와 파키스탄에 겨우 이기고 북한에 지면서 와일드카드도 따내지 못하고 탈락했다. 베어벡 감독에 대한 평가는 어차피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아시안컵에서 이뤄져야 할 사항이고 대표팀 선수들은 20년 만의 금메달과 선수 본인에게도 중요한 '병역혜택'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서바이벌 게임'인 토너먼트에서 보다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까지 한 걸음에 치달을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경기력에 대한 비난보다 우선일 것으로 보이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