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는 어디로?, 日 '침공'에 속수무책
OSEN 기자
발행 2006.12.07 14: 56

'스타를 잡고 있는 쪽이 시장에서 승리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통하는 이 진리는 물론 프로야구에도 유효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이 원리를 모를 리 없기에 아마추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완전 차단(일본) 내지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 시 2년간 국내 복귀 불가'라는 규제(미국)로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정작 한국야구에 더 큰 타격을 입히는 쪽은 일본이다. 소질이 보이는 아마추어 유망주를 데려가 빅리거로 육성하는 미국과 달리 일본은 이미 완성된 슈퍼스타나 검증받은 특급 용병을 낚아채 가기 때문이다. 올 겨울만 해도 현역 최고의 한국인 타자인 이승엽(30)이 메이저리그행을 유보하고 요미우리와 4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또 LG의 간판타자 이병규(32)의 주니치행도 발표만 남기고 있다. 타이론 우즈(현 주니치)를 계기로 시작된 용병 유출 또한 바로 얼마 전 야쿠르트가 KIA 에이스 세스 그레이싱어를 가로챘다. 여기다 일본 프로야구 실행위원회(사장단 회의에 해당)는 최근 아시아 용병 쿼터제를 통과시켰다.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출신 선수에 한해서는 미국, 중남미 출신 용병과 별도로 1명을 1군 엔트리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 골자다.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일본야구의 한국선수 영입은 한층 가속화될 것이고, 선수 들도 일본행에 보다 적극적인 시각을 갖게 될 소지가 다분하다. 빅스타가 일본으로 이동하면 매스컴 역시 속성상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메이저리그와 달리 거의 시차없이 열리는 일본야구는 한국 프로야구 관중 동원이나 TV 시청률에 '직격탄'이다. 신문 역시 한국 프로야구의 만루홈런보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친 홈런을 더 크게 다룰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일본으로 가는 선수들이나 일본 야구를 중계하는 방송국, 신문을 결코 나무랄 수 없는 일이다. 선수는 보다 큰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고, 방송국 역시 시청률이 높은(이는 곧 사람들이 보고 싶어한다는 증거다) 프로그램을 중계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다(사람들이 보려 하지 않는다면 굳이 중계권료를 들여가며 방송을 하겠는가). 그렇다고 일본 구단과 '머니게임'을 벌여 스타를 잔류시키기에는 한국 구단의 재정 사정을 고려할 때 무모하기 짝이 없다. 일본야구의 침공에 사실상 속수무책이라는 점에서 지금 한국야구가 직면한 위기는 심각해 보인다. sgo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