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복서, "타이슨 이긴 뒤 내 인생이 KO됐다"
OSEN 기자
발행 2006.12.08 10: 04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타이슨의 저주인가'. 지난 2004년 마이크 타이슨을 KO로 눌러 큰 화제를 모은 한 무명 복서가 "타이슨을 이긴 건 내 인생 최악의 경험"이라고 털어놔 화제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대중지 에 따르면 타이슨에게 이긴 복서로 유명한 영국 출신 대니 윌리엄스(33)는 "타이슨을 이기면서 나 자신을 제어하지 못해 인생이 망가졌다"고 회한을 토로했다고 한다. 영국 출신 무명복서였던 윌리엄스는 지난 2004년 6월 12일 미국 워싱턴 MCI센터에서 열린 타이슨의 재기전 맞상대로 나섰다. '핵주먹' 타이슨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경기여서 관심은 온통 그에게만 쏠렸다. 아무도 윌리엄스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자신을 무시하던 사람들을 비웃듯 4회 KO로 타이슨을 눕히고 일약 '영국의 새 희망'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사람들이 여기던 그 날이 윌리엄스에겐 '최악의 경험이 시작된 날'이었다. 독실한 이슬람교도였던 그는 술 담배는 물론 여자도 가까이 하지 않았지만 승리 후 기쁨을 만끽하는 방법을 몰랐다. 순진했던 그는 '일반인들이 즐기는' 방법을 선택했고 이후 술고래와 정크푸드 중독자, 여자 없이는 살 수 없는 비참한 존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윌리엄스는 "시도 때도 없이 정크푸드를 먹어치웠다. 아침 식사로 250g짜리 초콜렛 바를 먹었고 점심을 인도식 패스트푸드에서 저녁은 중국식 패스트푸드로 때웠다"면서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한동안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일생 최대의 승부에서 승리한 뒤 정상적인 생활을 지탱할 수 없었던 그는 그 해 WBC 헤비급 결정전에서 비탈리 클리시코에게 패한 뒤 연전연패하면서 한동안 링을 떠나 있었지만 최근 재기를 선언하고 원래의 몸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0년 일본 도쿄에서 당시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타이슨에 KO로 승리한 버스터 더글러스는 이후 복싱계를 은퇴한 뒤 흥청망청 세월을 보내다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타이슨 본인 역시 링을 떠난 뒤 빚더미에 앉았지만 그를 이긴 상대자들도 '타이슨의 저주'에 홀린 듯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workhorse@osen.co.kr 마이크 타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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