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남자, 바로 다니엘 헤니다. 같은 남자가 봐도 반할만한 용모에 늘 입가를 맴도는 부드러운 미소, 미 대학 농구선수 출신의 늘씬한 키와 잘빠진 몸매는 흠잡을 데가 없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 '미스터 로빈 꼬시기'에서도 모든 게 완벽한 '퍼펙트 가이'로 출연했다. 그러나 지상 최고의 전사 아킬레스가 발 뒤꿈치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듯이 헤니 역시 감추고싶은 사실이 있다. 언어 문제다.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 모델, 탤런트로 대성공을 거뒀고 이제 영화배우로까지 나섰지만 여전히 그의 한국말 실력은 어눌하다. 영화 제작진은 주제가 '키싱 미'를 헤니가 한국어로 부른 점을 강조하는 등 언어 약점을 감추기에 바쁘다. 단순히 암기해서 부르는 노래 가수로 실제 대화 능력을 가늠하기에는 턱없으니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요즘 헤니는 영화속 로맨틱 파트너인 엄정화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엄정화도 만사 제쳐놓고 헤니를 돕는 중이다. 먼저 영화 홍보를 위한 언론과의 인터뷰 석상에 헤니는 가급적 '엄정화와 함께'라는 조건부터 단다. 통역이 있더라도 혼자서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은근히 한국어 실력을 따지고 할리우드 진출 여부를 캐보려는 질문들의 부담도 엄정화와 같이라면 상당 부분 덜수 있다. 지난 2일 명동 펑키하우스에서 열린 그의 팬 미팅에까지 엄정화의 지원 사격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생일을 맞은 축하 파티를 겸한 자리였다. 헤니는 한국어로 자신의 이름을 써달라는 한 팬의 요청에 '다니엘 헤니'라고 적어 보인 뒤 즉석에서 엉덩이로 이름쓰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국팬들에게는 그의 한국어 실력이 초미의 관심사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엄정화는 자신의 새 음반 홍보가 겹쳐 바쁜 일정 와중에도 이 자리에 참석, 헤니의 독무대 진행에 따른 어려움을 상당 부분 덜어줬다. 헤니의 아킬레스건, 한국말이 딸린다는 사실이다. mcgwire@osen.co.kr 싸이더스 FNH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