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필벌이다.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반면 부진했던 선수는 몸값이 깎이는 쓰라림을 맛봐야 한다. 프로야구 8개구단이 2007년 연봉 재계약 대상 선수들과 활발하게 협상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연봉이 낮은 선수들부터 협상을 마치며 웬만하면 12월말에 재계약을 끝낼 태세다. 올해도 어김없이 각 구단의 연봉 책정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따라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4강 진출로 포스트시즌에 나간 팀들은 대부분 연봉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하위권 팀들은 삭감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물론 하위권팀 소속 선수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성적이 뛰어난 선수는 예외 대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찬바람이다. 반대로 호성적을 낸 팀들 중에서도 개인성적이 부진했던 선수들은 삭감 대상이 되고 있다. 그나마 하위권팀의 부진한 선수 보다는 덜 깎이는 효과는 보고 있는 게 다행이다. 최하위팀 LG 트윈스를 보면 이런 현상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LG는 올 시즌 그나마 좋은 개인성적을 올리며 내년 시즌 기대감을 갖게 한 우완 선발 투수 정재복과 내야수 최길성 등은 높은 인상율로 보답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삭감내지는 동결로 벌을 내렸다. 정재복은 현재까지 LG 선수 중 가장 높은 인상률(40%)을 기록하며 7700만 원을 받기로 했고 최길성도 35% 인상된 35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반면 부진했던 우완 투수 최원호, 내야수 최동수 등은 삭감을 감수해야 했다. 다른 구단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시즌 막판 극적으로 4강 티켓을 거머쥔 KIA는 활약이 컸던 신예 투수들인 한기주 150% 인상, 이상화 200% 인상, 포수 김상훈 억대 연봉 복귀, 내야수 이재주 15년 만의 억대 연봉 진입 등으로 돈보따리를 풀고 있다. 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준우승한 한화도 지명타자로 주로 뛴 이도형이 30.5% 인상된 1억5000만 원, 신예 투수 안영명이 66.7%인상된 5000만 원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인상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삼성은 대부분 두둑한 보너스와 함께 따뜻한 시기를 보낼 예정이지만 예외도 있다. 지난 8일 재계약한 '애니콜' 임창용이 좋은 본보기다. 올 시즌 재활로 허송세월했던 임창용은 연봉 5억 원에 옵션으로 올해와 똑같은 조건에 내년 연봉 재계약을 맺었다. 이런 현상은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는 나머지 구단들도 비슷할 전망이다. 어떤 선수는 억대 연봉으로 보상받으며 내년에도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하고 어떤 선수는 삭감의 아픔을 내년에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고 있는 연말이다. sun@osen.co.kr 김상훈-이도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