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28년 만에 열린 아시안게임 축구 남북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한국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알 라얀 스타디움에서 가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김치우와 염기훈, 정조국의 연속골로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지난 1978년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0-0으로 비겨 우승컵을 나눠가진 뒤 28년 만에 만난 북한을 상대로 시원한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이라크와 오는 12일 밤 10시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한국과 이라크가 아시안게임에서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일본을 꺾었다는 자신감과 도하 현장에 나와있는 근로자들의 조직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북한에 초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쳐 어려운 경기가 되는 듯했으나 전반 31분에 나온 김치우의 선제골로 한 순간에 분위기를 잡았다. 이천수가 슈팅한 것이 북한 수비수의 머리를 맞고 흘러나온 것을 김치우가 페널티지역 왼쪽 바깥 25m 지점에서 곧바로 빨랫줄과 같은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그대로 북한 골망을 뒤흔들었다. 대포알과 같은 선제골로 승기를 잡기 시작한 한국은 조별예선 3경기와 달리 조직력이 잘 맞아떨어지며 시원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34분 '왼발의 달인' 염기훈이 이천수에게 패스를 연결하고 페널티지역 안쪽으로 침투한 뒤 이천수의 논스톱 패스를 받아 골키퍼를 살짝 제치고 왼발로 방향만 바꿔놓는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전반 37분 정조국이 김진규의 롱 패스를 받아 슈팅한 것이 비록 골키퍼의 몸을 맞고 아웃되긴 했지만 불과 7분 사이에 나온 한국의 파상 공세로 북한의 수비는 완전히 와해됐다. 후반 들어 다소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북한을 맞아 한국은 앞선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줬고 후반 12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정조국의 골이 나왔다. 왼쪽으로 침투한 염기훈의 크로스를 받은 정조국이 오른발로 공의 방향만 바꿔놓는 슈팅으로 다시 골문을 열어젖힌 것. 이후 강한 수비력까지 선보인 한국은 후반 43분과 후반 44분 이호와 이종민의 파울로 연속 2차례 프리킥을 내줬지만 우리 선수들의 몸을 맞고 나가거나 굴절되며 위기를 넘기며 완승을 거뒀다. 한편 이라크는 전후반을 1-1로 비긴 뒤 연장 전반 5분 나온 알리 알완의 결승골로 우즈베키스탄에 2-1로 승리하고 한국과 4강전에서 맞붙게 됐다. 그러나 이라크는 이날 14장의 옐로카드가 난무하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후반 9분에는 카라르 무하메드가 퇴장당해 한국과의 4강전에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이라크와 함께 7장의 옐로카드를 나눠가진 우즈베키스탄도 후반 인저리 타임에 아스로르 알리쿨로프가 레드카드를 받은 뒤 로디르벡 쿠지보예프가 후반 21분에 이어 연장 후반 9분에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또 이란은 중국과 전후반에서 1-1로 비기고 연장 전후반에서도 1골씩 주고 받은 뒤 승부차기에서 9명의 선수가 나온 끝에 8-7로 승리했다. 이란 역시 이날 중국과 6차례씩 경고를 받았고 중국은 후반 18분 주팅이 퇴장당해 10명이 싸우는 불리한 조건을 안고 연장전까지 치러냈지만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밖에 개최국 카타르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칼판 이브라힘의 2골 활약으로 태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오는 12일 밤 10시와 13일 새벽 1시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갖는 4강 대결은 한국과 이라크, 이란과 카타르의 대결로 압축됐다. ■ 10일 전적 △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한국 3 (2-0 1-0) 0 북한 ▲ 득점 = 김치우(전31분) 염기훈(전34분,도움 이천수) 정조국(후12분,도움 염기훈·이상 한국) ■ 한국 아시안게임 대표팀 출전 명단 ▲ GK = 김영광 ▲ DF = 김치우 김치곤 김진규 오범석 ▲ MF = 김두현 이호 오장은 ▲ FW = 염기훈(최성국 후37) 정조국 이천수(이종민 후34) ■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토너먼트 일정 (한국시간 기준) ▲ 4강전 한국 - 이라크 / 12일 밤 10시, 알 사드 스타디움 이란 - 카타르 / 13일 새벽 1시, 알 사드 스타디움 ▲ 3~4위전 4강전 패배팀 / 14일 밤 11시 30분, 알 가라파 스타디움 ▲ 결승전 4강전 승리팀 / 15일 밤 9시, 알 가라프 스타디움 tankpark@osen.co.kr 정조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