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기다리다 지친 것일까. '이제 됐으니 다른 대안을 찾아보라는'는 말이 나왔다. 마쓰자카 다이스케(26.세이부)에게 상상하기 힘든 거액을 안겨주느니 차라리 로저 클레멘스를 불러들여 선발투수로 쓰는 게 훨씬 현실적이라는 지역 언론의 충고가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의 칼럼니스트 토니 마사로티는 10일(한국시간) '마쓰자카 협상에 기를 빼앗기기 보다는 또 다시 '휴지기'에 접어든 클레멘스를 반값에 잡는 게 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일본 출신 '괴물투수'를 확보했다고 뿌듯해하는 보스턴 지역내 여론과 달리 마사로티가 이처럼 '생뚱맞은' 제안을 한 것은 양측의 입장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 마쓰자카측과 보스턴은 협상 마감 시한을 5일밖에 남겨두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연평균 1500만 달러에 다년계약을 원하는 마쓰자카와 달리 보스턴의 제시액은 700만∼800만 달러 수준이다. 협상을 통해 조율 가능한 차이를 넘어섰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어느 한 쪽이 대폭 양보하지 않는 한 극적인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 마저 제기될 정도다. 물론 데드라인이 임박함에 따라 양측은 좀 더 '현실적'인 안을 내놓을 것이고 마감시한에 임박해 전격적인 타결 소식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럴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에서 '판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마저 감돌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보스턴에 더 필요한 투수는 마쓰자카가 아니라 클레멘스라는 게 마사로티의 충고다. 클레멘스는 보스턴에서 데뷔해 오랫동안 활약하면서 '레드삭스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비록 전임 댄 듀켓 단장과 이견을 빚어 구단을 떠난 그는 토론토, 뉴욕 양키스, 휴스턴에서 현역 생활의 말미를 보냈지만 기회만 주어지면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을 최근 몇년간 꾸준히 입증했다. 보스턴은 지난 5월 클레멘스 복귀 시점에 임박해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배번 21번과 연봉 2100만 21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멘스는 이를 거절하고 휴스턴과 22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고향팀으로 복귀했지만 같은 연봉을 또 다시 제시할 경우 보스턴 합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100만 달러는 마쓰자카 독점교섭권으로 써낸 5111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마쓰자카가 아직 빅리그에서 한 번도 공을 던져본 적이 없다는 점, 여기에 연봉으로만 수천만달러가 추가지불된다는 점을 들어 훨씬 싼값에 '모든 게 증명된' 클레멘스를 영입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현재 마무리에 공백이 생긴 보스턴은 한때 클레멘스를 클로저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마사로티는 이에 반대했다. 확실한 선발투수로만 활약해온 클레멘스를 마무리로 기용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조내선 패펄본, 조시 베켓, 존 레스터 등과 함께 로스턴을 구성하는 게 훨씬 득이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상황은 보스턴에 좀 더 불리하다. 여차하면 1년 더 세이부에서 뛴 뒤 내년 겨울 FA 자격으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겠다는 마쓰자카와 대리인 스캇 보라스와 달리 보스턴은 '초읽기'에 몰려 있다. FA 투수 에릭 가니에와 협상이 틀어지면서 마무리 보강도 시급한 데다 오랫동안 화제를 모았던 마쓰자카 계약 마저 이루어내지 못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남은 기간 동안 보스턴과 마쓰자카측의 움직임에 초미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workhorse@osen.co.kr 마쓰자카 다이스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