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에게 차이고 이젠 이대호에게 추월당한다?. '영원한 3할타자' 장성호(29.KIA)는 지독하게도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다. 장성호는 지난 2005년 말 42억 원짜리 FA 대박을 터트리고 올해까지 9년 연속 3할타율의 금자탑을 쌓은 선수다. 타격왕을 포함해 여러 가지 상도 받았다. 이 정도면 이룰 것은 다 이뤘지만 아직도 왠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입단 11년째를 맞았지만 단 한 개의 황금장갑이 없는 것이다. 자신보다 못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도 곧잘 타는 골든글러브이지만 장성호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자신의 텃밭 1루를 한탄할 수 밖에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장성호가 주전 1루수로 발돋움한 97년부터 이승엽이 버티고 있었다. 이승엽은 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연속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02년 타격 1위를 차지했지만 국민타자로 칭송을 받았던 이승엽을 넘보기는 무리였다. 이승엽이 일본으로 진출한 2004년부터는 장성호도 어엿한 후보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장성호는 여전히 후보에 그쳤다. 2004년은 삼성 양준혁이 28홈런 104타점을 몰아치며 1루수 황금장갑을 받았고 2005년은 한화 김태균(23홈런 100타점)의 차치가 됐다. 장성호의 성적은 이들과 비교하면 홈런 타율 타점에서 한뼘식 모자랐다. 그래도 2004년과 2005년은 경쟁이라도 했다. 올해의 수상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경쟁자가 '타격 3관왕'을 차지한 롯데 이대호이다. 1루는 각 팀의 최고 장타력을 갖춘 간판타자들이 군림하는 곳이다. 이러다간 '황금장갑'에 한이 맺힌 장성호가 혹시 부지런히 살을 불리고 근육을 만들어 홈런타자로 변신하지 않을까. 정확성을 갖춘 만큼 장성호도 못할 법은 없을 듯하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