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원님 덕에 나팔을 불 수 있을까. 마쓰자카 다이스케(26.세이부)와 보스턴 간 협상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또 다시 은퇴상태에 돌입한 로저 클레멘스(44)의 주가가 하늘 끝까지 치솟고 있다. '마쓰자카의 대안' 또는 '마쓰자카와 대척할 라이벌'로서 그에 대한 시선이 뜨거워지고 있다. 주간지 의 칼럼니스트 존 도노반은 12일(한국시간) 마쓰자카 협상 결과에 따라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인물은 클레멘스일 것이라면서 향후 벌어질 움직임을 예상했다. 우선 보스턴과 마쓰자카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보스턴은 클레멘스에게 달려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트 실링, 조시 베켓, 팀 웨이크필드, 조내선 패펄본으로 구성된 로테이션에 클레멘스를 끌어들여 마쓰자카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쓰자카 독점교섭권을 위해 지불한 5110만 달러(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이 금액은 고스란히 보스턴 계좌로 다시 이체된다)의 절반 정도만 지불하면 클레멘스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이 '협상 결렬'에 대비해 구상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다. 보스턴이 마쓰자카와 마감시한에 임박해 계약을 이뤄낼 경우에는 뉴욕 양키스가 관심의 대상이다. 양키스는 마쓰자카 영입으로 큰 주목을 받을 보스턴을 의식해 클레멘스 영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앤디 페티틀 영입한 양키스는 페티트의 절친한 친구이자 양키스에서 '영광의 시간'을 함께 한 클레멘스를 끌어들여 보스턴에 집중된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전력을 세울 수 있다. 마이크 무시나, 랜디 존슨, 페티트, 왕젠밍에 클레멘스가 합류할 경우 로테이션의 질과 양은 몰라보게 달라진다. 만약 보스턴이 마쓰자카 영입에 실패한다면 양키스는 이에 아랑곳 않고 클레멘스 영입 작업에 착수할 수도 있다. 클레멘스를 놓고 보스턴과 경쟁을 벌이면서 라이벌 구단에 '물'을 먹인다는 전략이다. 보스턴의 전력 강화를 방지함과 동시에 양키스 투수진을 강화한다는 이점이 있다. 클레멘스의 고향팀인 휴스턴도 주목 대상이다. 페티트를 빼앗긴 이상 물불 안 가리고 클레멘스 재계약에 달려들 전망이다. 올해 2200만 달러를 받은 클레멘스에게 어느 정도 인상된 금액을 제시하면 그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2500만 달러가 엄청난 금액임에는 틀림 없지만 휴스턴이 카를로스 리에게 안긴 6년 1억 달러의 1/4 수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드레이튼 매크레인 구단주의 움직임에도 눈길이 쏠린다. 여기에 배리 지토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뉴욕 메츠도 주목 대상이다. 지토를 놓칠 경우 대안으로 클레멘스를 충분히 염두에 둘만하다는 게 도노반의 분석이다. 아직은 좀 더 두고봐야 한다. 클레멘스는 야구를 재개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그가 예년과 달리 '영구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에이스 확보에 여러 구단이 혈안이 돼 있는 점,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도 공을 던져보지 않은 마쓰자카 독점교섭권으로만 보스턴이 5110만 달러를 '지른' 점에 비춰볼 때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오른 클레멘스에 대한 각 구단의 '추파'도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