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네이밍 라이트는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보편화된 마케팅 수단이다. 홈구장 명명권을 대기업에 매각하는 대가로 매년 수백 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무형 가치를 통해 재화를 벌어들이는 전략으로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이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미국에서 네이밍 라이트가 가장 비싼 구장은 최근 계약이 체결된 시티필드. 뉴욕 메츠가 새로 건설 중인 홈구장 이름을 시티그룹에 매각하면서 연평균 500만 달러씩 20년간 받기로 했다. NFL 구장 가운데에서는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홈구장 피닉스대학 스타디움(20년 1억 5400만 달러). NBA에서는 어메리칸에어라인 센터(댈러스 매버릭스, 30년 1억 9500만 달러)가 가장 비싸다. 그런데 NBA에서 연평균 50만 달러에도 못미치는 금액을 받고 네이밍 라이트 권리를 매각한 구단이 나타나 화제다. 화제의 구단은 올랜도 매직. 새 홈구장 이름을 '암웨이 아리너'로 부르는 대가로 4년간 고작 15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연평균 37만 5000달러에 불과한 가격으로 수백 만 달러가 오가는 시장 가격에 비춰볼 때 거의 '공짜'나 다름 없다. 더우기 이전 이름인 TD 워터하우스 센터의 네이밍 라이트 가격이 연간 170만 달러에 달한 점에 비춰볼 때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결정이다. 올랜도가 이처럼 헐값 매각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이 구장은 올란도 시가 소유주이지만 매직은 시로부터 네이밍 라이트 매각권을 양도받은 상태였다. 매직은 워터하우스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새 스폰서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해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구장 이름을 '놀릴 수 없었던' 매직은 고민 끝에 묘안을 찾아냈다. 구단주인 리치 디보스가 설립자이자 회장으로 있는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 암웨이에 네이밍 라이트를 팔기로 한 것이다. 암웨이로선 적은 가격에 기업을 홍보할 수 있고 구단 입장에선 구단주 회사를 널리 알리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1석2조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래서 나온 가격이 4년 총액 150만 달러다. 최근 올랜도시가 매직의 새 홈구장 이름 변경안을 승인하면서 이 구장은 공식적으로 암웨이 센터가 됐다. 지난 1989년 개장한 이곳은 개장 당시 '올란도 어리나'로 불렸지만 브로커 그룹 TD 워터하우스에 구장 명칭을 팔면서 'TD 워터하우스 센터'로 개명됐다. 최근 계약기간이 만료하면서 '더 어리나'라는 이름이 잠시 사용됐지만 곧바로 암웨이가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다시 한 번 구장명이 변경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마케팅 전문가들은 헐값 매각이자 내부거래라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구단주이자 그룹 오너인 디보스가 결정한 사안에 매직과 암웨이 그룹의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상태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