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1일 LG 트윈스 사람들은 이래저래 착잡했을 듯하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지난 10년간 간판타자로 군림했던 이병규(32)가 주니치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LG 홍보팀 직원도 참석한 이 자리에서 이병규는 "LG는 10년간 몸 담았던 팀이었는데 도움을 많이 못 드렸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FA 잔류협상 과정에서) 앞에 부분은 빼고(10년간의 팀 공헌도를 의미하는 듯) 말씀하는 부분이 있어 서운했다"라고 토로, LG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이어 오후 4시 시작된 골든글러브 시상식. 외야수 부문 최다 득표자로 KIA 이용규가 선정됐다. 2004시즌까지 LG 2군에서 맴돌던 바로 그 선수였다. 그러나 이제는 명실상부한 2006시즌 최다안타왕으로서 일본으로 떠난 이병규의 뒤를 이을 '안타 제조기'로 각광받고 있다. 외야 수비나 주루 역시 이병규에 밀릴 게 없다. LG가 이용규의 잠재력을 못 알아봤을 수도 있고 LG와 이용규가 궁합이 안 맞아서였을 수도 있다. 반면 LG는 기대를 걸었던 외야수 박용택이 탈락하면서 단 1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김재박 감독을 최고 대우(3년 총액 15억 5000만 원)로 영입했지만 2007시즌 선수 쪽의 맨 파워는 현재까지 뚜렷히 보강된 게 없다. LG는 이병규가 있었음에도 2006년 창단 첫 최하위란 창피를 당했다. 그렇다면 이병규가 없어진(덕분에 약 40억 원의 추가 지출 부담은 사라졌다) 2007년은 '무조건 꼴찌'가 필연일까. 이제 그 공은 LG의 남은 선수들에게 넘어갔다. 'LG의 이병규였지 이병규의 LG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보이는 데 박용택 박경수 이승호 김광삼을 비롯한 남은 LG 선수들의 프로로서 자존심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goi@osen.co.kr 김재박 감독이 LG 선수단과 상견례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