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축구대표팀이 한국 프로스포츠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자부심과 부담감을 동시에 안고 이라크와 4강전을 치른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밤 10시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복병' 이라크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 판 대결을 갖는다. 한국 남자축구는 조별 예선에서 썩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지만 어느새 프로 구기종목의 자존심으로 남았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까지 올랐던 야구가 대만 및 아마추어 일본에 지는 망신을 당하며 치욕적인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믿었던' 여자농구 역시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패하더니 4강전에서 중국에 일방적으로 완패,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여기에 여자배구는 상대가 안될 것으로 평가되던 태국에 무릎을 꿇으며 4강 진출에 실패, 5~8위전으로 밀려나 사상 첫 노메달에 그쳤다. 최부영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는 조 4위로 8강전에 턱걸이하긴 했지만 4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메달 획득이 어려울 전망이다. 그나마 신진식 이경수 후인정 등이 버티고 있는 남자배구가 남자축구와 함께 4강까지 오른 것이 위안거리다. 이 때문에 베어벡호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프로 선수들의 자존심과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중동의 텃세와 모랫바람을 돌파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라크의 상승세는 만만치 않다. 4강에 진출한 한국 카타르 이란과 달리 이라크는 1차 예선에서 조 2위로 간신히 본선인 2차 예선에 오른 뒤 첫 경기에서 중국에 0-1로 지는 어려움 속에서 와일드카드로 8강까지 올랐다. 2차 예선에 오른 것도 일부 국가들이 출전을 포기한 덕이 컸다. 그러나 이라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경고와 퇴장이 난무하는 육탄전 끝에 연장전에서 2-1로 승리, 4강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보듯 이라크는 몸싸움에 능한 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한국 역시 체력전을 각오해야만 한다.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한 경기이기에 '프로의 자존심과 자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tankpark@osen.co.kr 이천수-박주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