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LG 팬들에게 ‘아름다운’ 작별인사
OSEN 기자
발행 2006.12.12 10: 17

LG 간판스타에서 일본야구에 도전장을 낸 좌타 강타자 이병규(32)가 LG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이병규는 지난 11일 밤 LG 트윈스의 홈페이지 게시판인 ‘쌍둥이 마당’에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병규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병규는 이날 주니치 드래건스 입단 기자회견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친 후 귀가해 집에 있는 LG 시절 유니폼 사진 상패 등을 쳐다보니 지난 10년이 꿈처럼 스쳐갔다면서 LG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이병규는 ‘LG를 떠나면서 가장 큰 고민은 돈도, 꿈도, 명예도 아닌 팬들의 전율을 느끼게 한 응원을 잊을 수 없었다’면서 ‘팬들의 오늘의 이병규를 만들어 준 큰 힘’이었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우승을 못한 아쉬움이 크다는 이병규는 ‘저는 떠나지만 LG 트윈스를 끝까지 믿고 사랑하고 응원해 달라’며 끝을 맺었다. 이같은 이병규의 작별인사는 LG 팬들에게 작은 감동을 주고 있다. 한 팬은 ‘머리로는 보내는데 자꾸 마음이 붙잡는다’며 작별을 아쉬워할 정도로 LG 팬들은 이병규가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이병규가 LG 홈페이지에 남긴 글의 전문이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이 목이 터져라 외쳐주시던 LG의~ 이병규입니다. 잠실 야구장에서, 쌍둥이마당이라는 공간에서 10년 동안 여러분들의 응원을 받아만 오던 제가 처음으로 글을 직접 남기려니 쑥스럽기도 하고… 이제 더 이상 귓가에 메아리치던 그 소리를 못 듣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퍼지기도 하고 그러네요. 어제 주니치 입단이 결정됐습니다. 어제 계약서에 직접 사인을 하고 오늘은 아시는 것처럼 기자 회견을 하였습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나고 집에 와서 쉬는데, 문득 방 안에 놓여 있는 LG 트윈스 유니폼과 사진, 상패를 끄집어내보니 제가 LG에서 했던 10년이 꿈처럼 스쳐지나가더라구요. 97년 대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한 팀이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최고 인기팀 LG 트윈스였다는 것은 저에게 행운이었습니다. 야구가 좋아 멋모르고 했던 어린 시절…오늘의 저를 만들어주신 감독님들, 코치님들, 선배님들 모두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10년이라는 세월, 야구 방망이를 쥐기 시작해서 가장 오래 소속된 공간이 바로 LG 트윈스였습니다. 이제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고 생각하니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하던 가슴 떨리는 심정이 또 한 번 찾아온 거 같습니다. 제가 LG를 떠나면서 했던 가장 큰 고민은 돈도, 꿈도, 명예도 아니었습니다. 잠실 야구장을 울려퍼지게 했던 팬 여러분들의 응원과 함성 소리에 느꼈던 짜릿한 전율을 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이 들려 오면 9회말 끝내기 안타라도 칠 것 같은 그런 묘한 마법에 빠지게 됩니다. 팬 여러분의 응원은 저 이병규를 만들어준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우승해보지 못하고 떠난다는 것이 가슴 한 켠에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LG 팬 여러분, 저 이병규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약속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사랑과 응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일본에서 꼭 성공해서 팬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떠나지만 LG 트윈스 끝까지 믿고 사랑하고 응원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이병규 올림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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