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텃세와 4강 징크스를 돌파하라'. 지난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2개의 암초'를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회가 중동 카타르에서 열리는 만큼 중동의 텃세를 넘어야 하는 것. 이미 각종 종목에서 한국은 중동의 텃세와 편파 판정으로 눈물을 흘리거나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남자농구는 홈팀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가 트래블링이라고 시인하고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의 파울을 부는 어이없는 장면이 연출됐고 남자핸드볼에서는 쿠웨이트에 금메달을 안겨주기 위한 작전의 일환으로 말도 안되는 파울을 잇달아 선언, 한국의 6연패를 좌절시켰다. 중동 텃세의 영향이 아닌 규정의 변화이긴 하지만 여자 양궁에서도 우리나라 선수 4명이 예선에서 1~4위를 차지하고도 국가당 2명씩밖에 32강에 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윤미진 이특영이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대회에 출전했다 하면 메달을 독식하는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다. 이 때문에 이라크와 맞붙는 한국이 텃세의 덫에 걸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특히 홈팀 카타르가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한국보다 이라크가 편하기 때문에 몸싸움을 즐겨하는 이라크의 플레이에 자칫 말리기라도 할 경우 무더기 경고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경기 장소를 알 가라파 스타디움으로 바꾼 것도 한국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였다. 중동 텃세가 외적인 요인이라면 4강 징크스는 내적인 요인이다. 한국은 서울 대회 우승 이후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1990년 베이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서는 4강전에서 이란에 덜미를 잡혔고 1994년 히로시마 대회서는 우즈베키스탄에게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또 1998년 방콕 대회에서는 8강전에서 태국에게 지는 치욕을 맛보기도 했다. 베어벡호는 2승만 더 거두면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다. 하지만 그 2승을 하기 위해서는 내외적인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지혜는 물론 핌 베어벡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전 선수들의 몫이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