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은 소위 인기 종목 중 야구는 일찌감치 동메달 수모를 겪은 채 이미 귀국했고 여자축구는 4강전에서 일본에게 진 뒤 3~4위전으로 밀려났지만 중국과 격돌하게 돼 메달 획득이 쉽지 않다. 여기에 여자 농구는 예선전에서 대만에 지는 수모를 당한 뒤 조 2위로 4강전에 올라 중국에 완패하고 일본과의 3~4위전을 기다리고 있고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겠다고 자신만만했던 남자축구 역시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이라크에 0-1로 지고 역시 3~4위전으로 밀려났다. 설상가상으로 태국에 져 4강에도 들지 못한 여자배구는 간신히 5위를 차지했고 조 4위로 8강에 턱걸이했던 남자 농구는 중국과 8강전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52-68로 완패, 아시안게임 2연패는 커녕 동메달도 따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제 한국의 프로 구기 스포츠 중 금메달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은 남자배구뿐이다. 남자배구는 예선전 없이 8강에 올라 이란과의 첫 경기에서 신진식 후인정 이경수 등을 앞세워 간단하게 3-1로 이겼고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2시 알 라얀 인도어 홀에서 카타르와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이미 남자 핸드볼이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중동 텃세'를 경험했듯 남자 배구 역시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러나 이란전에서 이경수와 신진식이 각각 17득점씩 올리는가 하면 후인정이 9득점으로 뒤를 받쳤고 이선규가 3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맹활약했다. 김호철 감독과 80~90년대 갈기머리를 휘날리던 이상렬 코치가 이끄는 한국 배구팀은 이미 월드리그 등을 통해 많은 경험과 기량을 쌓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사기와 자신감이 충천해있는 상태다. 축구의 금메달 사냥 실패로 팬들의 마음이 허무해진 가운데 배구가 이 마음을 채워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한국이 카타르를 꺾고 결승에 진출할 경우 오는 15일 새벽 2시 중국-사우디아라비아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된다. tankpark@osen.co.kr 지난 7월 아시아 남자배구 최강전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한 남자배구 대표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