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박찬호(33)는 메이저리그사에 여러 뚜렷한 발자취를 남겨왔다. 1960년대 무라카미 마사노리 이후 30여년 만에 빅리그에 등장한 아시아 투수이자 올해 왕젠밍(뉴욕 양키스)에 의해 경신되긴 했지만 동양인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 동양인 최다수입 등 눈부신 업적을 쌓아왔다. 올스타 경력에 그토록 소망했던 포스트시즌 등판의 꿈도 마침내 이루었다. 이런 박찬호가 아시아 출신은 물론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21명 밖에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고지를 남겨두고 있다. 바로 빅리그 연봉 총수입 1억 달러가 그것이다. 올해까지 기준으로 보너스 등 인센티브와 개인적인 광고계약을 제외하고 순수 연봉으로만 총수입 1억 달러를 돌파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21명에 불과하다. 1억 40만 5000 달러를 벌어들인 모 본부터 1억 7271만 달러를 확보해 단연 이 부문 1위인 배리 본즈까지 빅리그 역사에 남을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1억4770만 달러) 랜디 존슨(1억 4334만 달러) 그렉 매덕스(1억 3384만 달러) 등이 본즈의 뒤를 잇고 있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올해까지 모두 8175만 달러를 확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명멸한 수많은 선수 가운데 32위에 해당하는 순위로 적어도 돈에 관해서는 야구사에서 그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해준다. 현역 선수만 기준으로 했을 때 박찬호의 순위는 26위로 뛰어오르고 전체 투수 가운데서는 당당히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찬호가 1억 달러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약 1900만 달러를 더 벌어들여야 한다. 가급적 선수생활을 오래 할 수록 확보할 수 있는 금액도 많아지기 마련. 현대 야구의 일반적인 추세로 볼 때 박찬호는 38∼40세 까지는 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 5년 더 현역으로 뛴다고 가정할 때 연평균 400만 달러 정도를 벌어들일 경우 대망의 1억 달러 돌파가 가능하다. 선수 생활의 말년에 매년 400만 달러씩 5년간 벌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요즘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메이저리그 FA 시장을 감안할 경우 불가능한 목표만도 아니다. 박찬호에 비해 나을 것 없는 미겔 바티스타가 시애틀과 3년 2700만 달러에 계약한 점, 애덤 이튼이 3년 2450만 달러를 받고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은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빠른 시일내에 1억 달러 돌파가 가능할 수도 있다. 박찬호는 빅리그 초기 "가능하면 오래 뛰면서 많은 돈을 벌어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오래 뛰면서 많은 돈을 벌겠다는 목표는 이제 달성했다. 이제 관심은 그가 빅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전설들만 가입한 '1억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릴지에 쏠린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