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감독에 괴짜 선수?. 주니치에 입단한 외야수 이병규(32)의 새로운 감독 오치아이 히로미쓰(53)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사상 대표적인 강타자로 꼽히는 오치아이는 대단한 성적 만큼이나 대단한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 '괴짜 감독'으로 꼽힌다. 이병규 역시 한국에서는 괴짜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병규와 오치아이의 궁합이 과연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선수 오치아이 오치아이는 타격 3관왕을 세 차례나 거머쥐었다. 일본 프로야구 유일한 기록이다. 롯데 오리온스, 주니치 드래건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니혼햄 파이터스 등을 거치며 20년 동안 2371안타, 510홈런, 1564타점, 타율 3할1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경이적이다. 프로 입단 이후에는 배탈이 날 수도 있어 좋아하는 생선회를 일절 입에 대지 않고 아들은 마당에서 나는 스윙소리에 잠이 깨거나, 원정경기에서 동료가 호텔방을 방문하면 나체로 스윙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오치아이의 배트 컨트롤은 정평이 나 있다. 현역시절 빈볼에 맞자 이후 타석부터 잇달아 상대투수를 향해 직격 타구를 날려 혼쭐을 냈다. 아울러 500호-1000호-1500호-2000호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기록했다. 1000경기, 2000경기 때도 홈런을 쳤다. 일본에서는 의도적으로 홈런을 노린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의 성격은 독불장군적 측면이 강하다. '돈이 안되는 야구는 안한다'는 독특한 신조를 갖고 있어 자선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도 했다. 특히 자신이 터특한 야구 기술을 가장 낫다고 주장하고 실제로 신주타법(神主打法)을 창시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오치아이야구를 '오레류(나만의 야구)'라고 칭하고 있다. 건방지다는 비판도 받았고 거꾸로 인기도 얻었다. 오치아이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신주타법은 두 손으로 고이 잡은 배트를 배트를 앞쪽으로 비스듬히 눕힌 채로 풀스윙을 한다. 방망이를 신주 모시듯 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현재 이승엽의 동료가 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스윙을 떠올리면 된다. 요미우리에서 오릭스로 이적한 기요하라, 오릭스 나카무라 노리히로도 비슷한 타법을 구사하고 있다. 20대 초반 첫 결혼에 실패했고 9살 연상의 부인과 재혼해 지금까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FA 또는 감독 취임 때 부인에게 결정권을 일임하기도 했다. 슬하에 아들 한 명이 있다. ▲감독 오치아이 감독으로서는 철저한 팀배팅과 상황에 맞는 타격을 주문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승리 제일주의를 추구한다. 의외로 번트를 시도하기도 한다. 선수들에게는 비판을 하지 않는다. 특히 언론에 선수를 탓하는 멘트를 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말 주니치 감독 취임 이후 3년 동안 우승 2회, 2위 1회를 차지했다. 감독 부임 당시 선수 보강을 거부하고 기존 선수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의 능력을 10%만 끌어올리면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대대적인 개혁과 충격요법으로 팀을 바꿔놓았다. 은퇴를 앞둔 희생번트 전문가 가와이 마시히로(당시 요미우리)를 입단시켜 야구에 대한 자세를 배우게 했고 대표적인 'FA 먹튀' 가와사키 겐지로를 개막전 투수로 지명했다. 모리를 스위치 히터로 전향시키고 이바타는 볼카운트 0-3에서 히팅사인을 내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선수보강 없이 감독 부임 첫 해 우승을 이뤘다. 그러나 일본시리즈에서 두 번 모두 패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2004년은 세이부에 당했고, 2006년에는 니혼햄에 패했다. 여러가지 말 실수로 재계약 여부가 미묘했지만 그러나 주니치는 재계약을 요청했고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