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FA 투자 효과 보려나. LG맨이 된 박명환(29)은 FA 투수로는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기존에는 타자들이 최고액 행진을 했다. 삼성 심정수가 지난 2004시즌을 마치고 60억 원을 받아 1위. KIA 장성호(2005시즌 말) 42억 원, 삼성 박진만(2004시즌 말)이 39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롯데 정수근도 40억 원을 받았지만 기간이 길어 6년짜리 계약이었다. 투수로는 진필중이 지난 2004시즌을 마치고 LG로 이적하면서 받은 30억 원이 최고액이었다. 이제 박명환이 FA 역대 3위이자 투수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LG의 아픈 상처 하나를 건들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홍현우(해태)와 진필중(KIA)에게 당했기 때문이다. 홍현우는 지난 2000시즌을 마치고 22억 원에 영입했으나 부상을 달고 사는 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진필중 역시 지난 2년 동안 낭패감만 안겨주었다. LG는 아픈 상처 때문에 FA 투자를 주저했다. 그러나 박명환은 두 선수와는 좀 다르다는 점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여기에 김재박 감독의 부임과 최하위 탈출을 위해서 보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박명환은 투자에 걸맞는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뛰어난 구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박명환은 10승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는 투수다. 올해까지 11시즌 동안 10승은 4차례 있었다. 14승이 두 차례(98년과 2000년) 있었고 2004년에는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어깨다. 11시즌 가운데 규정 이닝을 넘긴 해는 4시즌에 불과하다. 고질적인 어깨 부상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 점 때문에 높은 평가를 해주지 않았다. 올해도 FA에 필요한 이닝을 소화한 뒤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LG에서 성공 여부는 여기에 달려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11시즌 평균이닝 120이닝을 넘어 규정 이닝 소화가 필요하다. 6이닝을 기준으로 한다면 20경기 선발 등판이다. 물론 올해는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150이닝 이상도 가능할 수도 있다. 아울러 LG 입장에서 이번 박명환의 영입은 '삼세 번 FA 투자'다. LG 트윈스가 FA 시장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 지 아니면 또다시 투자 회수율 제로의 오명을 얻게 될지는 박명환의 오른쪽 어깨에 달려 있다. sunny@osen.co.kr 박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