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야구계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첫 빅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33)가 억세게 돈 복을 타고난 사나이‘로 부른다. 1994년 12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깜짝 놀랄 계약금을 받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승승장구 끝에 5년전 첫 번째 프리에이전트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6500만 달러의 거액을 받았다. 이어 5년간 부진으로 헐값 계약을 예상됐던 올 스토브리그서도 FA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기대 이상의 몸값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박찬호는 금전운이 좋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 만큼은 아니지만 한국 무대에서는 13일 전격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우완 선발 투수 박명환(29)도 만만치 않은 ‘돈복’을 타고났다. 박명환은 충암고 3학년 때인 1995년 고교무대에서 김선우와 강속구 투수로 명성을 날린 끝에 계약금 3억 원 시대를 화려하게 열며 당시 OB 베어스에 입단했다. 당시 3억 원은 고졸 선수에게는 최고 계약금으로 파격적인 고액이었다. FA 자격 획득을 앞두고는 FA 시장을 의식한 각 구단들의 ‘연봉 띄우기 작전’에 따라 호성적을 내지 못한 해에도 연봉이 인상되는 덕을 보았다. 덕분에 올해 연봉이 3억 7000만 원으로 뛰어올라 주머니가 두둑했다. 그리고 FA 자격을 얻어 13일 서울 라이벌 구단인 LG와 최대 40억 원이라는 대박 계약을 맺은 것이다. 40억 원은 역대 FA 계약 3위(1위 심정수 60억 원, 2위 장성호 42억 원)이자 투수로는 최고액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LG와의 계약은 일본 무대로 진출한 좌타 강타자 이병규의 반사 이익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 LG가 이병규를 놓치자 김재박 감독이 구단에 FA 투수인 박명환의 영입을 적극 요청했고 전력 보강에 나선 LG 구단도 ‘박명환 잡기’에 나서 성공한 것이다. 당초 일본 진출을 꿈꾸다 원하는 구단이 없어 한국 무대로 발길을 돌렸던 박명환으로선 뜻밖에 좋은 대우를 받으며 LG 유니폼을 입게 된 셈이다. 갑작스럽게 바뀐 시장 환경에 따라 박명환에게 돈복이 따른 것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