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가격 감정, '사실과 달라' 논란
OSEN 기자
발행 2006.12.14 07: 58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 코너 ‘경제야 놀자’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예인 소장품 가격 감정의 진실성 여부에 강력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프로는 10일 방송분에서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은 가수 양희은의 집을 방문해 목검, 노리개, 고서 등을 공개했다. 김성주 아나운서의 사회로 김용만과 조형기, 두 연예인이 감정가를 추정한 뒤 해당 분야 전문가를 불러 진짜 가격을 알아보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품목은 벽초 홍명희 원작의 1948년 출간 '임거정(林巨正)' . 당초 10권 전집으로 나올 계획이었으나 홍명희의 월북과 함께 금서로 묶여 미완의 완질본으로 끝났다. 양희은은 1970년대 지금은 사라진 TBC의 라디오프로 DJ로 일하던 시절, 10만원 가격에 구입했다고 출연진에게 밝혔다. 조형기가 권당 15만원, 김용만이 권당 10만원 정도로 가격을 예상했던 '임거정' 6권은 전문가 모 씨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확 바꼈다. "1948년 2월에 초판을 찍었고 소량만이 나왔다."(전문가) "그렇다면 희귀본이겠네요."(김성주 아나) "희귀본이다. 엄격히 말하면 미완의 완질본이다. 인사동에서 20여년 책장사를 하면서 한 권씩 돌아다니는 건 봤어도 완질본은 오늘 여기서 처음 본다."(전문가) "다 갖고 계신 분은 처음 보는 겁니까? 대한민국에서 처음 보는 겁니까?"(김성주 아나) 이 순간 '전문가조차 처음 본 완질본'에 이어 '대한민국 유일한 완질본 여기에!'라는 방송 자막이 떴다. 카메라는 양희은을 비롯한 출연진이 국내 유일의 '임거정' 완질본 소리에 기뻐하며 환호하는 모습을 계속 잡았다. 전문가는 최종적으로 6권 전질의 가격을 300만원으로 감정해 다시 한번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고서 전문가들은 1948년 출간된 '임거정' 6권 완질본을 소장한 수집가는 국내에 여러 명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신도 6권 완질을 갖고 있다는 A 씨는 OSEN과의 통화에서 "귀한 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렇지만 방송에서 말하는 것처럼 '임거정' 6권 완질본이 유일하지는 않고 가격도 너무 높게 불렀다"고 이견을 제시했다. 굳이 인사동에서 거래되는 고서 가격을 따지지 않더라도 수많은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방송 프로가 확실한 근거없이 '국내 유일의 완질본'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또 비교 대상으로 김기림의 '시론' 등을 들고나와서 가격만을 단순 비교하며 고서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송 진행도 고서 수집가들이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경제야 놀자’는 매주 스타의 집을 방문해 숨은 돈을 찾아보고 획기적인 경제상식을 전해준다는 취지의 코너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내 돈 지키기! 경제와 놀면 돈이 보인다'는 컨셉이다. 그러나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소장자의 추억어린 기념품, 선물, 골동품 등을 출연진들이 함부로 다루고 납득하기 힘든 방식으로 감정을 하는 현행 방식은 하루 빨리 고쳐야한다는 게 시청자 게시판의 여론이다. mcgwire@osen.co.kr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제야 놀자'의 한 장면.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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