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박찬호(33)와 마쓰자카 다이스케(26)의 대리인인 스캇 보라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측에 박찬호 영입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 선발투수가 아닌 마무리 투수로 쓰라는 것이다. 14일(한국시간) 에 따르면 보라스는 최근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보스턴 고위인사들과 마쓰자카 계약 조건을 조율하던 도중 박찬호를 마무리로 쓰는 게 어떻겠느냐는 뜻을 건넸다고 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역시 '마무리' 부분이다. 박찬호는 지난 3월 열린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초반 한국의 깜짝 마무리로 나서며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수장이던 브루스 보치 현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박찬호를 활용할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고 무릎을 칠 정도로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WBC 당시 박찬호는 선발 1경기 포함, 4경기서 3세이브 방어율 '0'의 무결점 피칭을 펼쳐 WBC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정규시즌서는 첫 2경기서 중간계투로 나서다가 3번째 경기인 4월15일 애틀랜타전부터 선발투수로 복귀했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역량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보스턴은 현재 마무리 투수 확보에도 신경을 써야 할 처지다. 올해 특급 클로저로 성장한 조내선 패펄본이 내년부터 선발로 전업함에 따라 9회를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를 물색하고 있다. 마쓰자카 '영업'에 주력하던 보라스로서는 자신의 두 의뢰인을 한꺼번에 보스턴에 입단시키겠다는 복안을 가진 것이다. 이에 대해 보스턴측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마감시한이 임박해 마쓰자카 협상에 주력하느라 박찬호에게까지 신경쓸 겨를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쓰자카를 6년 5200만 달러에 확보한 지금부터 본격적인 마무리 확보작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마무리 박찬호'의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검토할 전망이다. 샌디에이고의 케빈 타워스 단장은 이미 박찬호를 재계약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보라스는 샌디에이고 외에 박찬호를 두고 2∼3개 구단과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입을 제안한 주체가 보스턴이 아닌 보라스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박찬호에 대한 각 구단의 움직임이 서서히 시작되는 분위기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