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투수 최대어로 꼽히던 박명환(29)이 지난 13일 4년 총액 40억 원에 LG 트윈스로 전격 입단했다. 계약금만 18억 원에 달하는 계약 조건의 파격성은 차치하고 가정 하나를 해보자. 만약 박명환에게 이 정도 제안을 했던 일본 구단이 있었다면? 박명환은 FA 자격 취득 직후 원 소속구단 두산과의 우선 협상기간에 테이블마저 열지 않을 정도로 일본 진출에 강렬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본의 신뢰할 만한 매스컴 중 그 어디도 박명환에 관심있어 하는 구단 기사를 전하지 않았고 박명환은 슬그머니 주저앉았다.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됐든 일본 구단이 2년 계약도 꺼린 박명환에게 LG는 덥썩 4년 40억 원을 안겨줬다. 두산에 지급할 보상금까지 포함하면 최대 56억 원을 초과한다. 최근의 엔저 현상을 감안하면 4년 총액 7억 엔이 넘는 액수다. 두산 역시 박명환에 거의 비슷한 조건(4년 40억 원 추정)을 제시할 방침이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일본 주니치로 이적한 이병규(32)는 원 소속구단 LG 외에는 어떠한 국내 구단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울러 무슨 이유에선지 이병규는 구단 제시액에 대해 "LG 쪽에 서운했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주니치와 롯데 마린스 등 복수의 구단이 이병규에 관심을 뒀다. 특히 주니치는 KBO 신분조회에 이어 세심한 협상 전술로 이병규를 녹였다. 이병규 측은 계약 조건을 밝히지 않았지만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계약금 5000만 엔, 2007시즌 연봉 1억 엔에 플러스 옵션 5000만 엔이 붙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2년이 유력하다. 결과론적으로 타자 이병규는 호조건으로 일본 구단에 이적했고 투수 박명환은 일본팀의 구애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LG는 일본 구단도 못 들어준 조건을 액수나 기간에 있어 사실상 전부 맞춰줬다.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인지, 안목의 차이인지 2007시즌 뚜껑을 열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