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속출 청룡영화상, '무리는 없었다'
OSEN 기자
발행 2006.12.15 22: 23

15일 제29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수상이 확실한 것처럼 보였던 흥행작과 스타들이 대거 탈락한 반면에 의외의 수상작, 배우의 이름이 KBS홀에 울려퍼졌다. 그러나 의혹을 부르는 이변이 아니고 관객들의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이변이라는 점에서 '청룡'은 영화상다운 면모를 지켰다. 최대의 이변으로 꼽힐만한 시상은 감독상 부문.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열렬한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못본 '가족의 탄생' 김태용 감독이 수상했다. 문소리 고두심 엄태웅 공효진 정유미 봉태규 김혜옥 등 개성파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 이 영화는 수십년 세월을 시 공간의 제약없이 시냇물처럼 흘려보내며 이뤄지는 다양한 군상의 사랑과 헤어짐을 감성적으로 그렸다. 국내 보다는 해외영화제에서 더 주목받았던 이 영화는 올 해 대미를 장식할 청룡영화제에서의 감독상 수상으로 한풀이를 했다. 감독상 후보로는 '괴물' 봉준호, '비열한 거리' 유하, '왕의 남자' 이준익, '타짜' 최동훈 등 올 한해 극장가를 주무른 스타 감독들이 포진해 있었다. 남자주연상도 '왕의 남자' 감우성, '타짜' 조승우를 제치고 '라디오 스타'의 박중훈 안성기가 공동 수상해 눈길을 모았다. 올 추석 연휴 '타짜'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라디오스타'는 관객수 200만명 대 700만명으로 밀렸다. 그러나 단짝인 두 주연배우는 오랜 연기 경험에서 쌓은 내공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한폭이 수채화같은 수작을 만들어냈다. 이견이 따를수는 있지만 무리로 보기 어려운 심사 결과였다. 여자조연상 정유미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가장 놀랐다. 울먹이느라 수상 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할 정도. '가족의 탄생'에서 늘 사랑을 나눠주는 따뜻한 대학생으로 출연한 그는 '왕의 남자' 강성연, '괴물' 배두나, '가을로' 엄지원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수상했다. 늘 파격적인 수상자를 뽑았던 여우주연은 '타짜' 김혜수에게 돌아갔다. 욕심을 내서 맡은 '타짜'의 정마담 역을 인상깊게 소화해낸 김혜수는 수상이 유력했던 상황. 또 영화상의 핵인 최우수작품상도 별다른 이변없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가져갔다. mcgwire@osen.co.kr 남자주연상을 공동수상하고 기뻐하는 박중훈과 안성기/손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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