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상하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여유가 있는 것인지 스토브리그서 전혀 전력 보강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선동렬 감독이 한국시리즈 때부터 “내 임기동안은 외부 FA 영입은 없다. 트레이드 등을 통해 전력 보강을 꾀하겠다”고 밝힌 대로 삼성은 현재까지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불펜요원 윤성환과 포수 현재윤 등이 가세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보강이 없다. 용병시장이나 해외파 복귀 선수들 스카우트전에도 ‘큰 손’ 삼성답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와 대만 라뉴 베어스에서 뛰며 실력을 검증받은 케니 레이번을 놓고 SK와 ‘돈싸움’을 벌였으나 패해 놓쳤다. 돈싸움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던 삼성이 의외로 SK에 완패를 당했다. 또 한 가지 삼성답지 않은 것은 미국 무대에서 호성적을 내며 녹슬지 않은 구위를 선보였던 우완 투수 최향남(35)이 국내 복귀를 노크하고 있을 때도 ‘쳐다보지도’ 않은 점이다. 최향남에 대해선 이미 삼성 외국인선수 전담 스카우트인 이문한 씨가 ‘쓸 만하다’는 평가를 하기는 했지만 삼성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직접 구위를 지켜보았던 삼성으로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많이 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욱이 토종 에이스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을 받고 내년 시즌 뛸 수 없는 상황임에도 최향남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이 빠진 채 SK를 비롯해 KIA, LG 등이 스카우트전을 벌이고 있다. SK가 최향남과 거의 합의에 이르는 듯 했으나 결렬돼 최향남은 타구단을 알아봐야할 상황에 놓여 있다. 트레이드도 여의치 않은 가운데 삼성은 하리칼라를 내보내고 메이저리그 양키스에서 뛰던 윌슨을 영입했다. 롯데에 투수 강영식을 내주고 데려온 내야수 신명철과 윌슨 영입이 올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이 보강한 내용의 전부다. 그동안 스토브리그서 어느 구단보다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관심을 끌었던 삼성으로선 너무나도 조용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 전력이면 충분하다’는 내부 평가를 내리며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하기는 벌써부터 야구계에서는 최강 삼성과 마운드 보강에 성공한 SK를 내년 시즌 양강으로 꼽으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sun@osen.co.kr 삼성이 한국시리즈서 우승하던 지난 10월 29일 잠실 구장서 경기를 지켜보는 이수빈 구단주,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김응룡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