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일-무사시 대결, 어떻게 성사됐나
OSEN 기자
발행 2006.12.16 12: 45

한 해를 결산하는 성격을 지닌 K-1 다이너마이트 대회에 '격투기 초보'인 김재일(31, 예명 랜디 김)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격투기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1을 주최하는 일본 FEG는 지난 15일 공식 홈페이지(www.k-1.co.jp)를 통해 한국 육상 포환던지기의 '에이스'였던 김재일이 오는 3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리는 K-1 다이너마이트 2006 대회에서 일본의 '자존심' 무사시와 격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6월 K-1 월드 그랑프리 2006 서울 대회 기자회견장에서 K-1 전향을 선언했던 김재일은 그동안 오사카 정도회관에서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을 지도했던 김태영 사범의 지도 아래 펀치와 킥 등을 연마하고 체중 역시 기존 128kg에서 15kg 감량한 113kg으로 줄여 데뷔 준비를 해왔다. 특히 195cm에 113kg라는 체격조건은 격투기를 하기에 충분하고 육상이라는 종목 자체가 모든 스포츠의 근원이기 때문에 쉽게 K-1 무대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김재일이 단 한 번도 경기를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데뷔전을 무사시 같은 강호와 만나게 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때문에 올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등 하향세를 걷고 있는 무사시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사시는 올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K-1 월드 그랑프리 대회에서 새미 쉴트(네덜란드)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고 글라우베 페이토사(브라질)과 가진 리벤지 대회에서도 오른쪽 스트레이트로 다운을 당한 끝에 0-3 판정패를 당했다. 급기야 무사시는 K-1 월드 그랑프리 개막전에서도 1-2 판정패해 파이널 진출 기회도 날려버린 뒤 피터 아츠(네덜란드)와 가진 경기에서도 1라운드 만에 KO패하며 일본 언론으로부터 은퇴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었다. 다니가와 사다하루 일본 FEG 대표가 "김재일이 K-1의 높은 레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얘기를 했지만 김재일을 훈련시키기 위해 무사시를 붙여준 것이 아니라 무사시를 이을 만한 특급 파이터가 없는 일본이 무사시의 격투기 인생을 연장시키기 위해 김재일을 선택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특히 최홍만을 키우기 위해 낮은 레벨의 선수들부터 차근차근 붙여줬던 FEG가 김재일에게는 데뷔전 상대로 무사시를 붙여줬다는 것은 무사시를 위한 경기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꼴이다. 하지만 김재일로서는 잃을 것이 별로 없다. 뚜렷하게 하향세를 타고 있는 무사시이기 때문에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한다면 '뜻밖의 대어'를 낚을 수도 있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홍만과 추성훈(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 등이 일본 격투기 정상급 스타로 성장한 상태에서 최용수와 김재일, 추성훈 등이 다이너마이트 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특히 최용수와 김재일 모두 일본이 자랑하는 특급 격투기 스타인 마사토, 무사시와 대결하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대결이 이번 대회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흥밋거리가 됐다. tankpark@osen.co.kr 랜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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