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LG 트윈스'는 한국 프로야구에 있어 이상이자 희망이다. 그 해 LG는 잠실 홈관중 126만 4762명을 동원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평균관중만 2만 명(2만 76명)을 넘었다. 물론 LG 혼자가 아닌 OB(현 두산)-롯데-해태(현 KIA) 등이 빅카드를 성사시켜 준 데도 힘입은 바 크지만 LG가 이기는 야구,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애당초 불가능한 숫자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낸 기세를 탄 LG는 1995년 평균관중 2만 돌파와 함께 프로야구 총관중 500만 명 돌파의 일등공신이었다. LG는 1993년부터 97년까지 평균관중 1만 5000명을 넘겼고 이 기간 1996년(96만 여 명)을 제외하고는 100만 홈관중을 돌파했다. 우승 구단 홈관중이 25만 명(전체 5위)에도 못 미치는 지금과는 수준 자체가 다르다. 성적과 흥행을 동시에 성취한 그 당시의 LG야말로 '유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한국 프로야구단 운영의 지향점이다. 그러나 1997년 LG를 끝으로 홈 관중 100만 시대는 재현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LG는 2006시즌의 경우 잠실 라이벌 두산에 관중 동원에서 밀려 최고 인기구단의 지위마저 내놓아야 했다. 그리고 2006년 겨울 LG 프런트는 100억 원은 족히 넘을 투자비 지출을 감행, 김재박 감독-정진호 수석코치-양상문 투수코치-김용달 타격코치로 수뇌부를 재편했고 봉중근-박명환 등 투수를 집중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물론 LG 그룹의 규모를 고려할 때 100억 원 추가 지출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2006년의 성적을 감안하면 모그룹의 투자를 요청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김영수 사장 이하 LG 프런트는 '전력 보강을 해달라'는 김재박 감독의 부탁을 들어줬다. 야구 애호가로 알려진 구본무 LG 그룹 회장 이하 최고위층의 관심과 애정이 아직은 남아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사실 현역 시절 LG와 '안 좋게' 결별한 것으로 알려진 김재박 감독의 컴백 자체부터가 그룹 최고위층의 '관용'없이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LG가 2006년의 몰락을 '창조적 파괴'로 승화시킬지 주목된다. 성적과 마케팅을 동시에 충족시킨 전력과 흥행 잠재력을 보유한 점에서 LG야말로 '한국의 양키스, 요미우리'에 가장 근접한 구단이라 할 수 있다. sgoi@osen.co.kr 지난 9월 24일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마치고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LG 선수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