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행 불발' 최향남, 어디로 갈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6.12.17 16: 58

한 순간에 상황이 역전됐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3개 구단을 놓고 저울질하는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몸값을 낮춰 받아주는 구단을 찾아야 할 형편에 놓였다. 올해 미국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호성적을 올리고 내년 시즌 국내 무대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우완 투수 최향남(35)이 그 주인공이다. 최향남이 국내 무대 복귀 의사를 내비치자 친정팀들인 KIA, LG를 비롯해 SK까지 뛰어들어 스카우트전을 전개했다. 3개 팀 중 SK가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계약 합의 단계에 이르렀으나 막판에 결렬됐다. 최향남은 'SK와 1년 계약에 최대 7억 5000만 원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SK측은 곧바로 '협상 결렬로 포기한다'고 공식발표, SK행이 무산됐다. 최향남은 SK와 계약에 합의를 본 것으로 인식하고 KIA, LG 구단에는 'SK로 가기로 했다'고 통보까지 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SK행이 불발된 최향남으로선 이도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최향남은 SK행이 무산된 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LG 쪽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최종 결정하고 싶었다. 그런데 SK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왔고 합의를 봤으니 LG 쪽에 못하겠다고 말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이미 합의를 보고 LG 이야기를 듣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닌가. 이미 못하겠다고 통보했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건 KIA도 마찬가지다. 너무 힘이 빠져서 다시 협상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솔직히 국내에서 뛰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있는가'라는 물음에 "그건 아직까지 뭐라고 대답을 못하겠다. 원래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아직은 말할 단계는 아니다. 쉬면서 추후 진로를 생각해보겠다"며 머뭇거렸다. 최향남은 미국 무대로 다시 가기보다는 국내 무대에서 내년 시즌을 맞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다. 관심을 보였던 LG와 KIA에 이미 협상 불가를 통보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SK와의 협상이 결렬된 상태이므로 얼마든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는 있다. 그러나 상황이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최향남이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KIA와 LG는 최향남의 요구액이 너무 높다며 한 발 물러선 상태였으므로 최향남이 이전보다는 몸값을 낮춰야만 협상 재개 가능성이 생겨나는 것이다. 물론 국내 구단들과의 협상에 실망한 최향남이 미국으로 건너가 클리블랜드 마이너리그에서 내년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눈물 젖은 빵'을 곱씹으며 한 시즌 더 뛰면서 빅리그 도약의 꿈을 이루는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갈곳을 정하지 못한 채 고민 중인 최향남이 과연 어디에 새 둥지를 틀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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