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김삼순', 영화는 '최미자' 신드롬?
OSEN 기자
발행 2006.12.18 14: 42

김삼순, 최미자 촌스런 이름들이 안방극장을 평정했던 때가 있었다. 싸움은 김삼순의 백전백승. 미니시리즈의 스케일을 시트콤이 쫓아가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최미자는 영화로 뛰어들어 백전백패의 오욕을 씻을 참이다. 12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올드미스다이어리’(이하 ‘올미다’)가 연말 로맨틱코미디물 속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영화 ‘올미다’의 개봉은 김삼순, 최미자의 두 노처녀 캐릭터가 안방극장을 주름잡았던 당시를 떠오르게 한다. 김선아가 연기한 김삼순과 예지원이 그려낸 최미자, 현실속 대한민국 여성의 이미지를 리얼하게 표현했던 두 인물은 TV 브라운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여인들이다. 하지만 닮은꼴이면서도 다른꼴이 김삼순과 최미자 캐릭터다. 촌스런 이름과 노처녀라는 딱지, 삼식이와 지PD 아니면 평생 노처녀로 늙어 죽을 팔자는 어쩜 그리도 똑같은지. 뚱뚱하고 까칠한 성격의 여인을, 평범한 외모에 바보라고 생각될 만큼 ‘왕’ 착해서 타인의 조롱거리가 되는 여인에게서 매력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김삼순과 최미자라는 캐릭터에 깊이 공감했고 이들이 연기해내는 리얼한 캐릭터에 열광했다. 비록 극 속 상황이지만 청순가련형이나 S라인만이 주인공이 되고 사랑받는 게 아니라는 사실의 본보기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삼순과 최미자 캐릭터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각각을 지지하는 팬들도 갈린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표준 체중으로 분한 김선아는 김삼순으로서 어딜 가든 당당하고 적극적이었다. 무시당하면 당한 만큼 돌려준다는 김삼순의 적극성과 대범함이 여성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자신을 떨어뜨린 회사에 찾아가 이유를 따지는 것은 물론 한밤중에 자다말곤 양푼비빔밥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장면은 리얼리티의 극치를 보여줬다. 여기에 여성 시청자들은 김삼순에 매료됐고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반면 최미자는 여성들의 속마음을 대변한 김삼순과 달리 여성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캐릭터다. 내숭처럼 보일 만큼 집 안팎에서의 모습이 180도 다르다. 때때로 술에 취하거나 이성을 잃을 때면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해 사고를 치기도 하고 속의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무시당하는 일도 많고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일도 많다. 하지만 참고 또 참는다.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다. 그래서 김삼순보다 최미자에 더 공감을 표현하고 애착을 느끼는 여성들도 많다. 다시말해, 김삼순은 여성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통로’ 같은 역할이었다면 최미자는 여성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거울’ 같은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최미자가 다시 팬들을 찾는다. 이번엔 시트콤이 아닌 영화다. 영화 ‘올미다’는 30분짜리 웃음을 2시간짜리 웃음으로 늘려 놨다. 시트콤의 웃음유발 장치들이 영화속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은 물론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영화 속에서 절묘하게 한데 엮어 웃음과 함께 극적인 감동으로 두 배의 재미를 준다. 극장에서도 ‘뻐꾸기 울음소리’가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만들 것이다. oriald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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