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기다리면 복이 온다
OSEN 기자
발행 2006.12.19 06: 12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기다리면 복이 온다'. 야구는 투수를 필요로 한다. 25인 로스터 가운데 11∼12자리가 투수로 채워진다. 이 중 선발 로테이션은 5명이다. 투수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웬만큼 던지는 투수라면 각 구단의 집중 구애를 받기 마련이다. 올해 FA 시장에서도 투수는 상한가다. 태평양을 건너온 마쓰자카 다이스케(26.보스턴)를 제외하더라도 쓸만한 투수를 구하기 위해 각 구단은 혈안이 돼 있다. 배리 지토, 제프 수판, 마크 멀더, 그리고 로저 클레멘스의 동향은 가장 큰 관심사다. 스토브리그가 개막한지 꽤 됐지만 총액 '1억 달러설'이 오가는 지토 등 거물들의 거취는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은 조만간 자리를 잡을 공산이 크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해 '빅네임' 스타들의 계약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에이스 보강을 노렸지만 원하던 스타를 놓친 구단이라면 트레이드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존 갈랜드, 마크 벌리, 하비에르 바스케스(이상 시카고W) 등은 심심치 않게 이름이 오가고 있고 검증을 마쳤지만 최근 몇년간 주저 앉은 선수들(칼 파바노, 로드리고 로페스, 존 리버)을 노리는 구단도 나타날 수 있다. 이들의 움직임이 종료된 뒤에야 FA 투수 가운데 주가가 그다지 높지 않은 선수들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박찬호를 비롯해 오카 토모가즈, 스티브트랙슬, 토니 아마스 주니어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협상 여지에 따라서는 만족할 만한 조건에 계약할 수 있고, 갑자기 시장의 관심이 꺼질 경우에는 큰 소득을 보지 못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들 부류에 속한 선수들은 보통 단기 계약을 통해 가치를 끌어올리고 '차기'를 기약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FA 시장이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이들을 '그저 그런 FA'로 치부할 수만은 없게 됐다. 평범한 투수가 대박을 터뜨리고 '신인'에게 1억 달러를 퍼붓는 구단이 나타나는 기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여기에 스토브리그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적지 않은 FA 투수가 이미 여러 구단과 계약을 맺었음에도 남은 자리는 여전히 많다. 의 칼럼니스트 필 로저스는 "빅리그 전체를 놓고 볼 때 아직도 18∼25개 정도 선발 자리가 비어 있다"고 했다. 20명 이상의 선발투수가 '공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수요가 넘쳐나는 데 공급이 이를 맞춰주지 못하면 가격은 오른다. 반대라면 값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자본주의 작동방식의 기본원리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매출 공유와 사치세 제도 등 일부 '수정주의'로 방향을 틀긴 했지만 '자유 시장'이라는 자본주의의 기본 명제에 가장 충실하다. 올해 FA 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박찬호를 비롯해 올해 FA 자격을 취득한 투수들에게는 여전히 여유가 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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