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복면달호'가 내년 초 개봉을 앞두고 슬슬 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기 MC이자 코미디언 이경규가 14년만에 다시 만드는 작품이다. 1992년 자신이 직접 제작, 감독, 주연한 액션영화 ‘복수혈전’으로 흥행과 비평에서 참담한 실패를 겪은 뒤 이번에는 제작자로 영화계 성공 복귀를 노리고 있다. 새로 준비한 ‘복면달호’에는 차태현 임채무 이소연 등이 출연한다. 액션 장르가 아니고 전문분야라 할수있는 코미디를 골랐다. 한 방송 인터뷰에서 “코미디언으로서 영화 제작을 하다 보니 이에 대한 선입관이 많다. 코미디언 이경규를 떠나 오로지 좋은 작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해 영화사 'IM & IN'을 만들어 물밑에서 영화 제작을 준비해왔다. “시나리오를 쓰는데만 2년이 넘게 걸릴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충청남도 서천에 위치한 샹그릴라 나이트클럽. 그 곳에 미래의 락스타를 꿈꾸는 청년 봉달호(차태현)가 있다. 때마침 신인발굴을 위해 전국 나이트클럽을 순회중이던 트로트 전문 음반기획사 '큰소리기획'의 장사장(임채무)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달호에게 한 눈에 꽂혀버리고 그를 트로트 가수로 데뷔시키기 위한 물밑 공작을 시작한다. 이경규는 대학시절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다. 그래서 개그맨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던 92년 당시에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복수혈전’을 만들었다. 싸움의 달인 태영(이경규)이 마약조직에게 삶의 터전과 의형제를 잃고 복역까지 한 뒤 무차별 보복에 나서는 스토리다. 연예계 마당발인 이경규와의 친분으로 김정렬 임백천 김찬우 손지창 등 인기인들의 특별출연이 많았고 김보성 김혜선의 캐스팅도 당시 다른 영화들에 견줘 크게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흥행에서 별다른 반향을 얻지못하고 겨우 적자를 면하는 데 그쳤다. 의욕은 넘쳤지만 엉성한 스토리에 엇박자 연기로 ‘개그맨이 만든 영화가 그렇지’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경규는 그 뒤 14년 동안 각종 방송프로에서 ‘복수’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르르 몸을 떠는 개그로 남을 웃겼지만 정작 속마음은 편치 못했을 터다. 재도전은 모든 면에서 처음보다 철저한 준비와 성의를 갖고 임했다. 그 결과물이 내년 2월 개봉예정인 '복면달호'. 코미디의 달인 이경규가 영화 제작에서도 '달인' 소리를 듣게 될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복면달호'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