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스캇 보라스의 달콤한 속삭임에 현혹되지 말라". 이른바 'X파일'로 국내에 알려진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통계 자료집을 믿지 말라는 충고가 제기됐다. < ESPN >의 칼럼니스트 롭 나이어는 20일(한국시간) 인터넷판에 게재한 개인 칼럼에서 보라스가 의뢰인을 홍보하기 위해 퍼뜨리는 통계는 대부분 믿을 게 못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겨울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는 배리 지토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보라스가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를 조목조목 짚었다. 보라스는 그간 지토에 대해 "차세대 매덕스"라며 "선수 생활 내내 등판을 한 번도 거르지 않은 지속성이 돋보인다. 특히 6시즌 동안 매년 200이닝 이상 투구에 합계 100승을 기록했다. 최근 30년간 이 같은 업적을 이룬 선수는 지토를 포함해 2명에 불과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나이어의 반박은 다음과 같다. 우선 6시즌 동안 매년 200이닝과 합계 100승을 거둔 투수가 2명에 불과하다는 건 순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일일이 자료를 살펴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데 랜디 존슨, 로저 클레멘스, 톰 글래빈, 잭 모리스, 그렉 매덕스도 이미 달성해본 기록이다. 이를 들어 나이어는 "보라스가 보통 말하는 2명이라는 말의 진짜 듯은 '4∼5명'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서 "지토가 6시즌 동안 100승을 거뒀다는 것도 사실은 아니다. 루키 시절 빅리그에 잠깐 머문 시절을 제외하면 '풀타임 6시즌' 동안 기록한 승수는 정확히 95승"이라고 반박했다. 나이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토는 포스트시즌에서 현역 최고로 평가받는 요한 산타나도 이겨봤다"고 한 보라스의 언급도 도마 위에 올렸다. "자니 컥스는 돈 뉴컴을 이겼고 데이브 맥낼리는 돈 드라이스데일과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존 챈들래리아는 짐 파머를 이긴 적이 있다"며 포스트시즌에서 상대적인 무명이 '레전드'를 이긴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나이어는 지토가 훌륭한 투수라는 데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2003년까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2001∼2003년까지의 기록과 2004∼2006년 동안 성적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첫 3시즌 동안 지토는 675이닝을 던져 볼넷 246개 탈삼진 533개 피홈런 61개에 방어율 3.17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성적(662이닝 269볼넷 485탈삼진 81피홈런 방어율 4.05)은 급격히 악화됐다. 특히 최근 3년간 성적만 놓고 보면 산타나, 로이 오스왈트, 브랜든 웹, 크리스 카펜터, 로이 할러데이 만도 못하다는 게 나이어의 지적이다. 에이전트는 의뢰인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주임무다. 그런 면에서 보라스는 '선수 홍보'에 관한한 탁월한 능력을 자랑한다. 그가 언론을 통해 종종 소개하는 통계 자료집 역시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진다. 하지만 에인전트가 나열하는 숫자를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게 나이어의 충고다. 지토가 올 겨울 가장 주목받는 좌완투수임에는 틀림 없지만 그가 보라스의 표현대로 '역사상 손꼽히는 투수와 비교되는' 선수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workhorse@osen.co.kr 스캇 보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