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최고 인기구단 LG 트윈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올 겨울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6년 최악의 성적을 낸 데 대한 필벌(必罰)과 아울러 2007시즌 대반격을 위한 공격적 투자를 불사하는 점이 닮았다. 일련의 움직임이 최고 인기구단으로서의 위기 의식과 책임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도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필벌(必罰) 지난 19일까지 요미우리는 용병을 제외한 47명과 재계약을 완료했다. 전년 연봉 총액에 비해 2억 2000만 엔이 감소한 액수라고 한다. 47명 중 연봉이 오른 선수는 15명에 불과하다. 특히 다카하시(4000만 엔 인하, 2억 8000만 엔에 사인) 시미즈(8000만 엔 인하, 1억 3000만 엔에 사인) 도요다(3000만 엔 인하, 2억 엔에 사인) 등 간판급 선수들의 인하폭이 컸다. 아직 도장을 찍지 않았지만 구단은 에이스 우에하라도 삭감 대상자로 분류해 놨다. LG 역시 비슷하다. 간판타자라 할 박용택이 1000만 원 인상된 1억 6000만 원에 계약을 마친 점만 봐도 드러난다. 선발 정재복 정도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을 뿐 대다수 선수들에게 예년에 없던 '삭풍'이 몰아치고 있다. 요미우리나 LG나 '돈이 없어서'가 결코 아니라 타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기존 선수들에게는 칼바람을 날렸지만 외부 수혈 전력에는 자금력을 과시한 점 역시 공통점이다. 요미우리는 빅리그행을 추진하던 이승엽을 4년 총액 30억 엔에 주저앉혔고 퍼시픽리그 MVP 타자 오가사와라 역시 4년 계약의 유례없는 대우로 '모셔'왔다. 이밖에 트레이드 시장에 뛰어들어 외야수 다니 등을 영입했다. LG 역시 대략 100억 원의 선수 영입 비용을 과감하게 베팅했다. 이 결과 김재박 감독을 비롯해 정진호 수석, 김용달 타격, 양상문 투수로 호화 벤치를 구성했다. 아울러 빅리거 출신 봉중근 영입에 이어 FA 최대어 투수 박명환에 용병까지 최소 1명을 투수로 뽑아 1~3선발을 전부 물갈이할 태세다. LG나 요미우리나 전력 보강 작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고 인기구단 브랜드 되찾겠다 요미우리는 2006년 처음으로 도쿄돔 홈 평균관중이 4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중계 시청률 역시 9.6%까지 추락했다. 이 탓에 요미우리 전속 중계사 NTV는 "내년에는 요미우리 경기 중계를 줄이겠다"고 이미 발표한 상태다. LG 역시 2006년 홈관중 1위 자리를 잠실라이벌 두산에 내줬다. 이는 1999년 롯데에 밀린 이래 처음이다. 결국 요미우리 LG 두 구단 역시 외면의 주요인은 성적에 있다고 보고 강공 드라이브와 혁신을 택한 셈이다. 똑같은 상황에 처해 똑같은 처방을 내린 두 팀이 똑같은 효험까지 낼 수 있을지 흥미롭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