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에 대한 감독과 구단들의 ‘동상이몽’
OSEN 기자
발행 2006.12.20 15: 50

올 스토브리그 최대 화두로 떠오른 화제 중의 하나가 미국 무대에서 뛰다가 국내 무대 복귀를 고려하고 있는 우완 투수 최향남(35)의 거취다. 얼마 전에는 SK 와이번스와 최향남이 구두로 입단 합의에 이르렀다가 SK측에서 결렬을 선언, 한 차례 파동이 일기도 했다. 실망한 최향남은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며 국내 무대 복귀를 포기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는 친정팀 KIA가 유일하게 관심을 보이며 최향남이 요구 조건을 낮춰 협상에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최향남을 놓고 구단들과 감독들간에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좋은 선수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감독들은 최향남이 몸값만 합리적으로 요구하면 잡고 싶다는 의사를 보이기도 한다. 감독들은 일단 최향남이 SK 구단과 잠정 합의했다는 몸값 5억 원(계약금과 연봉 포함)은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다. 지난 18일 종무식을 가진 김시진 현대 감독은 “최향남이 몸값을 낮추면 한 번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나오는 몸값을 주고 데려오기는 힘들다”며 입맛을 다셨다. 이런 반응은 다른 팀 감독들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에 최향남 입단에 반대했다는 김성근 SK 감독도 ‘너무 비싸다’며 포기를 결정했고 김재박 LG 감독, 서정환 KIA 감독 등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감독들은 수준급 투수인 최향남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구단들은 최향남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구단들은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최향남을 영입하기 보다는 기존 신예 투수들에게 기회를 줘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연중 LG 단장은 “우리 팀에는 선발 투수 후보들이 너무 많다. 최향남이 오게 되면 기대주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래서 최향남에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다른 구단들도 LG와 비슷한 의견들이다. 협상이 결렬된 SK도 2명의 외국인 선발 투수 보강으로 나머지 자리는 기존 신예 투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젊은 기대주 투수들이 많은 KIA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탓에 ‘다다익선’인 감독들은 최향남에 군침을 흘리기도 하지만 구단들은 반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비싼 몸값도 문제지만 소속팀 기대주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좁아지는 것도 문제이기에 구단들은 감독들과 생각이 다른 것이다. 이래저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최향남이 과연 어디에 최종 정착할지 주목된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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