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천년학’이 12월 16일 모든 촬영을 마쳤다. 충남 논산에서 진행된 마지막 촬영은 군 제대를 앞둔 동호(조재현 분)가 탄피를 깎아 송화(오정해 분)에게 줄 반지를 만들던 중 송화가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는 장면. 촬영이 끝나자 임권택 감독은 “OK, 땡이다”는 힘찬 목소리로 모든 촬영이 끝났음을 알렸다. 이어 “아직 많은 것이 남아 있으니 이제 시작이다”고 말하는 임 감독의 눈빛은 깊은 감회와 들뜬 흥분으로 일렁였다. 또 넉넉한 웃음을 지으며 “내 마음에 흡족한 것보다는 관객들이 보고 좋다고 해줘야지”라며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천년학’은 지난 2005년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하지만 투자가 난항을 겪으면서 제작사와 투자사가 갈리고 제작 자체가 취소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무수한 작품을 세계 유수영화제에 출품했던 거장 감독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암담한 상황이 벌어진 것. 하지만 영화사 KINO2(주) 가세해 지난 3월 촬영에 돌입했고, 10개월 동안 전국 각지를 돌며 4계절과 절경을 배경으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이청준 작가의 ‘선학동 나그네’를 모티브로 해 소리꾼 송화와 그녀의 소리를 따라가는 동호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그린 ‘천년학’은 후반작업을 거쳐 2007년 5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pharos@osen.co.kr
